음성에 가면너 하나만으로 충분했다그리고 (모바일 앱)사고 긁고 쌓이고사방팔방 결제하는 덕질소비하는 낭만마이카에 주유 하듯 너도 충전했지캐시 백 카드 잡은 오른손이 봄처럼 따뜻해서 그러다 삼성페이와 연동되었다“안 가지고 왔네~~”이런 핑게는 개나 줘버려 너는 계속 진화중이구나 음성에 가면너 하나만으로 충분하다음성 사랑은 자꾸만 견고해지고 있다
여기서부터 저어기까지 다 내 논이다삼 사백 마지기가 다 내 꺼다허풍이었다18세에 시집온 순진한 어머니는밤하늘 별을 딴 듯 살다가훗날 허풍을 알고어머니는 고생길이 열렸다남의 밭에서 일만 하시고눈물을 목욕하듯 흘리셨다자식 낳고자식 때문에 사셨다먹구름이 낄 때면 친정으로 가고 싶었지만자식때문에 참고 산 세월이제 살만하니 풍을 맞으셨다
오징어 땅콩을 집어 든다처음으로 받아먹은 생일 선물 시어머니의 마음이 봉지 속에서 꾸물댄다촉촉하지도 말랑하지도 않은 고부간찬 바람은 여전히 분다 꺼끌꺼끌 부드럽지도 않은 촉감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두 여자의 신경전부서진다 맛은 장담할 수 없다악연인지 인연이지오징어 땅콩만 보면생각나는 어머니의 미소미운 정이 그립다
사칙 연산을 하고소수점으로 통계를 내어도 계산되지 않는 원리가진 것이 많으면 나눌 수 없고빈손이 되어야 나누는 원리 퍼내어도 쳐내어도 솟아나는 샘물은계산되지 않는마음 양식 가득한 창고 두 손을 펴 보니구구절절한 삶의 흔적이손금을 타고 흐르고 있다
딸이 부러워하는 엄마의 마음 아는지아들이 한 장 한 장 정성들여 엮은 사진한 권의 인생 앨범을 선물한다"엄마! 심심할 때 보세요"옛 추억이 눈앞을 스친다엄마도 청춘 시절이 있었지 세월 따라 변한 모습한때는 봄에 핀 꽃처럼한때는 오월 장미처럼그 시절은 가고세월의 가을바람에이리 날리고 저리 날리고젊은 날 모습에마음 황홀하다 아들아! 고맙다
어머니는 아흔 살이승도 저승도 아닌 곳에 사신다구름 위를 걸으신다이빨 다 빠지고가볍게 구름 위를 걸으신다 보혈제 주사에 침을 맞고찜질에 물리치료 받으신다오늘은 어머니가 좋아하시는뼈다귀해장국을 사다 드렸다
앞뜰에 소담스럽게 자란 댑싸리가을바람에 비를 엮어근심 걱정 말끔하게 빗질한다 올망졸망 키우던 자식들도시로 떠나고 남은 공허청소로 하루를 여시던 아버지 몽당비가 되도록 닳은 애절한 사랑마음 귀퉁이에 또렷하게저장되어있다
은빛 그릇에 맺혀뚝뚝 소리 내며 떨군 눈물방울말없이 닦아준다 덜그럭 덜그럭 흔들리는골패인 도마포근히 감싸 준다 펄펄 끓는 김치찌개로뻘겋게 물들인 냄비 뚜껑시원하게 식혀준다 서로 잘했다고 재잘대는숟가락 젓가락지친 듯 행주 품에 잠 든다 겹겹 들어와시꺼멓게 쌓이는 창틀 먼지는뽀얗게 닦아준다
눈을 뜨면이끌리듯 다가가 새잎 하나 더 내밀었나꽃망울 솟았나깊은 눈길로 어루만지고 다독여주며온갖 벌레로부터 방패막이그러다 보면 어느새 빙긋 웃으며용감하게 일어선다 혹여 시들세라 사라질세라따스한 숨결 먹고 자라나어떤 순간에도 울음 참을 수 있는 것은마음 바친 손길이 스며들기 때문 오늘도 못다한 정성 쏟아낸 이유는소망처럼 남은그리운 아들보고픈 딸
노을에 불타는 한 그루 나무오랜 세월 삶의 은유였다달맞이꽃의 서러움도 주섬주섬 담아놓고바람 소리에도귀 기울이다가 휘청거리는 몸짓 산마루에 누이는 햇살 엉금엉금 기어가고내일 또 만날 수 있을까?서러워지는 하루허망한 마음으로 손 흔들어 본다 때가 되어겨울나무 가지처럼 모두 드러날 때부끄럽지 않은 숲으로난 오솔길을 걸을 수 있을까?
밭에서 달려온 열무가연한 잎과 부드러운 가시를 뽐내 보기도 전굵은소금에 기도 펴지 못한 채늘어지고 만다어릴 적고춧가루도 없이소금에만 절인 열무김치를국수에 말아먹던 남편은그 기억이 지금도 아련한가허연 열무김치가 맛나다고버무려진 열무를 바라보며흡족해한다 열무처럼 뻣뻣했던 아집은거친 세월에 부드러워지고축 늘어진 열무 되어익어간다 상 위에 올려진 열무김치가몸속에 녹아든다
수제비를 뜨는 엄마납작납작 떼어낸 반죽마다엄마의 지문이 찍힌다수제비에는엄마의 인생이 새겨져 있다 먼저 들어간 놈이나나중 들어간 놈이나그릇에 담길 때는 다 똑같다는엄마의 말씀 이제엄마가 그러했듯나도내 자식한테인생 지문을 찍어떠 넣어준다
원하는 만큼 동전을 먹고원하는 만큼 커피를 내놓는다오늘 정해진 양만큼더도 덜도 아닌 딱 정해진 만큼일을 한다 한 직장에서 20년검은 머리 파뿌리 되었다많은 사람 만나고 떠나보내면서마셨던 커피 한 잔이 달달하고 씁쓸한 맛 자판기에 한 번씩 얻어맞아도군말 없이 내어놓는 종이컵 속의따뜻한 정이 그립다
복숭아 종일 땀 흘리시며 일을 하셔단단하고 그을린 맨얼굴 살갗을 담으면집념과 교훈이 맴돈다 어머니의 흔적 그리워만져보면솜털이 숨결처럼 따스하다 쉬지 않는 노을에 물들어발그스름한 볼향수가 가득하다
조용한 시골 시장 거리 모퉁이에모던한 로마네스크 카페 있지 어릴 적부터 허물없이 살아온 사람들세월이 흘러도 고향에 머물며“따뜻한 걸루 한 잔 줘유”“달달하고 시원한 거 뭐 없슈”서슴없이 들어서는 이웃들 장터가 한 눈에 들어오는 2층을 오르는 나무계단마다 부드러운 햇살 가득하고 구수한 웃음으로 마시는 찻잔에선비취빛 情이 향기로웠지 *음성읍 “벨라 라운지 카페”.
목화꽃하얀 솜이불돌아기 새근새근 해설 / 반영호 목화꽃은 백색의 순수다. 때묻지 않은 아가도 청순이다. 꽃말처럼 어머니의 사람, 사랑합니다.솜이불에 쌓여 잠든 아기의 천진한 예쁜 모습이 선하다.
담장을 기어 오르네 궁금한게 많다고 해설 / 반영호 높다란 수직 벽, 그 꼭대기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호기심 많은 녀석이 암벽을 타고 오른다. 사람들은 저마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여유롭고 느긋한 녀석은 목표도 없이, 다만 위쪽이 그저 굼금한 모양이다.
꽃비 속에서 / 김순덕 어느 따뜻한 봄날느닷없이화들짝 피어나눈부시도록아낌없이드러내 보이던 너얄궂은 봄비 따라아랑 곳 없이손짓조차 못하고떠나버리는 너는속절없이잊어야 할 벚꽃.
듬직한당신의 어깨산도 맬 것 같아 해설 / 반영호좀처럼 무너지지 않을 넓은 가슴을 가진 단단한 사내의 듬직한 믿음이다.수억년이 지났음에도 그대로인 바다와 땅과 드넓은 우주, 즉 하늘처럼 믿고 싶은그 누구를 빗대어 노래했다.
한내장터 만세공원* / 雅鳳 김진수 벽공(碧空)을 휘감는 구름빈 들녘 스치는 바람느릿느릿 흐르는 음성천 물결 여기 잠시 발길 멈추면태극기 펄럭이고절규하던 만세 소리 들려온다 기미년 4월 1일 한내장터에죽을 각오로 나선 지사 6명**과 민중이구름떼처럼 모여 외치던 ‘대한독립 만세’그 붉은 함성과 치열했던 항쟁, 끊임없이 되살아난다. *소이면 중동리 옛 한내장터 거리에 조성된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지사 6명: 한내장터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했던 김을경, 이중곤, 권재학, 추성열, 이교필, 이용호 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