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박물관 / 雅鳳 김진수 여기그대를 데려온 건철들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계근대(計斤臺) 어깨를 짚고녹슨 전기로가 반기는골짜기 소나무 청단풍 키 작은 철쭉들 수군수군산새들 들풀 들꽃과 눈맞추며 쫑알쫑알작은 연못 정자 그 옆 키 큰 미루나무 멀뚱멀뚱 아름답지만 사치스럽지 않은소박하지만 누추하지 않은*골짜기 여기세상을 움직이는 철(鐵)을 따라한 철이 저물고 있습니다. *와 에 썼던 ‘검이불루 화이불치’(檢而不陋 華而不侈)를 변용했다.
가슴속깊이 스미는저 미리내여 해설 / 반영호미리내는 은하수를 뜻하는 말이다.어원을 살펴보면 미리는 우리 고어에서 ’미르‘즉 용을 뜻하는 말이다.그리고 ’내‘는 개울 시내 등을 뜻하는 말이다. 따라서 미리내라고 하면 용이 사는 시내라는 뜻이 된다. 그런데 옛날 사람들은 용이 승천하여 하늘로 올라간다고 믿고 있었으며, 은하수가 마치 강이나 시내가 흐르는 것처러 보이는 까닭에 은하수를 미리내라 한다.
노랗게피어오르는똥싸개 웃음소리 해설 / 반영호마을 주변에서 흔히 자라는 두해살이 풀로 ㄷ추 자라 큰 것은 80cm 정도 자란다.똥이라는 유쾌하지 않은 이미지가 무색하게도 천진하고 귀여운 아기의 해맑은 웃음이 연상된다.
女心 가슴속깊은 곳에는또 다른 세상 있다 해설 / 반영호글자 그대로 여자의 마음이다.여자의 마음은 남자의 마음과 무엇이 다르기에...
석양 놀 빛에흥건이 취해볼 붉힌 솜털 구름 해설 /반영호이 작품을 보면서 2001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던 필자의 시조 ‘노을’의 종미에 해 질 녘 붉은 노을에 꽃구름으로 지는 바다‘를 떠 오르게 한다.
열다섯글자가 품은찰나의 언어 여행 해설 /반영호애호가 백만 명을 가진 하이크는 5/7/5자로 총 17字로 된 일본의 단시가 있다면 우리나라의단장 시조는 15字, 3/5/4/3으로 하이크 보다 2字가 적은 단시이다.민족의 시조 종장만으로 된 단장 시조는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로 극도의 압축과 함축을 요한다.
일몰/ 박사윤 뜨겁게작열하는 너불타는 내 심장 해설 / 반영호일몰은 다른 말로 해넘이 “해가 막 넘어가는 때” 일입(日入) “해가 짐” 일진(日盡) “날의 기한이 다 되어 끝남, 또는 날이 저물어 하루가 다함”이다. 여기서 필자의 시 노을로해설을 대신하고자 한다. 저 피 토하며 꺼져가는 운명을 보라애절함이 분노처럼 끓어 넘치는차라리 황홀하고도 아름다운 장엄한 이별저토록 처절한 아픔을 어이하리저토록 처절한 사랑을 어이하리해 질 녘 붉은 노을에 꽃그늘로 지는 바다
사유(思惟) 구름아난 네 맘 안다네 눈물 사랑인 해설 / 반영호참 난해한 시다. 그저 구름 자체만 생각하면 눈물일 수 없고, 사람일 수 없다. 그러나 구름이 비가 된다고 생각해 보자. 비는 눈물로 비유될 수 있다. 눈물은 또 슬픈 사랑을 연상할 수 있음이다. 짧지만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그래서 제목이 사유였나 보다.
사진 매 순간멈추어버린지난날의 표정들 해설 / 반영호사진을 보며, 지금은 사라진 추억의 물건, 그 시절 기억을 이야기하고 공감하는 즐거운 시간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사진 아닐까? 사진속 의 장면은 정체되어 있지만, 감정이나 생각, 기억들이 생생하니 살아서 깃들이거나 생겨난다.
모순 죽도록사랑하기에떠난다는 당신의 말 해설 / 반영호초(礎) 나라에 방패와 창을 파는 한 사람이 있었다.그는 방패를 자랑하며 “이 방패는 굳고 단단해서 무엇으로도 뚫을 수 없습니다.”라고 하고또 창을 자랑하여 “이 창의 날카로움으로 어떤 방패든지 못 뚫은 것이 없습니다.”라고 했다.그러자 어떤 사람이 물었다. “그대의 창으로 그대의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겠소?” 그 사람은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무릇 뚫리지 않는 방패와 못 뚫는 것이 없는 창은 이 세상에 함께 존재할 수가 없다. 이 이야기는 『한비자(韓非子) 』
청춘 먼 훗날그리워지겠지힘든 이 시간도 해설 / 반영호한창 젊고 건강한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봄철에 빙하여 이르는 말이 아니겠는가.“아프니까 청춘이다”란 책에는 불안한 미래와 외로운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있다. 수많은 청춘들의 마음을 울린 김난도 교수가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글. 그는 미래에ㅐ 대한 불안감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글이라 했다. 때로는 차가운 지성의 언어로 청춘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깨달음을 일깨워주어 아무리 독한 슬픔과 슬럼프를 만나더라도 스스
베끼고또 베끼고도안 보이는 속 내음 해설 / 반영호세상에 모를 것이 마음이라 한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마음을 모른다는 말이다.‘마음결’이 마음의 움직임을 뜻한다면 ‘마음씀’은 ‘마음결’이 실제 밖으로 드러나는 발현이다.물론 ‘마음결’과 ‘마음씀’을 다 같이 마음의 발현으로 묶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미세하게 쪼개어 보면 마음이 동요하는 단계와 그것이 실제로 밖으로 드러나는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마음은 움직이지만 그 움직임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마음의 움직임과 마음의 발현으로 나누어볼 수
공연히핑 도는 눈물복받치는 그리움 해설 / 반영호저녁 하늘에 퍼지는 노을의 황홀함, 때로는 처연함을 자아내 눈과 마음을, 발걸음을 붙잡아둔다. 노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오늘이 우리에게 보내는 작별인사다.많은 시인이 노을에 대한 찬가를 지었다. 흥미로운 점은 꼭 붉기만 한 것이 아닌데, 대부분 많은 시인이 노을에 대한 찬가를 지었다. 조병화 시인은 ‘해는 온종일 스스로의 열로 온 하늘을 핏빛으로 물들여놓고’라고 했고, 김규동 시인은 ‘노은은 신이 나서 붉은 물감을 함부로 칠하며 북을 치고 농부들같이 춤을 춘다’고 했다. 또 김광균
침 발라꾹꾹 눌러쓴할머니의 향학열 해설 / 반영호나이 들어 공부하는 늦깎이 할머니의 이야기다. 젊었을 때 이런저런 이유로 하지 못했던 공부, 배고픔보다 배우지 못한 한이 더욱 큰 고통이었으리라. 늦은 나이에 공부하려니 얼마나 힘들었겠나. 수업에 시험 치는 일, 과제와 실습도 그렇고, 컴퓨터 사용도 노인에겐 적잖이 어려운 일이 아니었겠다. 특히 나이가 들어서 수업을 듣고 돌아서면 까먹고 또 돌아서면 까먹는 등 암기가 참 힘들었을 것이다. 가난으로 배우지 못해 평생의 한을 갖은 분들의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처음에는 이 나이에 공부를 시
시론(詩論) / 雅鳳 김진수 나의 시구에는아픔 한 모금외로움 한 장고뇌 한 줌슬픔 한 터럭그리고희망 한 그릇이 있다 가난해서 행복한 시인의꿈과 사랑이 버무려진메아리를 읽어라.
가슴 속점이 되어 버린풀지 못한 훗사랑 해설시인 반영호 끝내 맺지 못하고 영원히 가슴에 묻은 애닮은 사랑입니다. 홀로 끙끙 앓기만 하다 차마 고백하지 못한 서럽도록 아리고 슬픈 안타까움, 냉큼 지워지지 않는 질기디질긴 그 사랑은 종종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저리게도 합니다. 가슴 아픈 추억으로 남아있는 먼먼 아픔입니다.맺지 못한 사랑이 더 아름답습니다.
슬픈 생각을 하며 한 해를 보내고애써 웃고 얘기하며 또 한 해를 맞는다지만 지나온 생애가 그랬듯다가올 날들 역시참혹한 일들로 인해내 기쁨은 잠식당하리 그래도순간순간 반짝이는 작은 행복을기다리는 아침 애잔한 절망의 커튼일랑 걷어 젖히고밝아오는 햇살에서 희망을 찾으리.
뙤약볕밭고랑 사이로불어오는 골바람 해설시인 반영호 땡볕이 쨍쨍 내리쬐는 한낮에 밭에 나가 김을 매본 사람은 안다. 땀은 비 오듯 쏟아지는데 숨이 턱턱 막히고, 하늘이 노래지면서 세상이 빙빙 도는 것 같다. 이때 산모롱이 어디쯤에서 이는 바람이 밭이랑을 타고 와 이마를 스친다.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시원한 바람. 여름에 나무꾼이 나무를 할 때 이마에 흐른 땀을 씻어준대요. 초등학교 때 부르던 동요를 생각나게 한다. 여기서 시인은 힘들고 어려울 때 홀연히 나타나 힘이 되어주는 바람 같은 이를 노래했다.
먼 마을휘파람 소리첩첩 산을 넘는다 해설시인 반영호 모양이 나팔처럼 생긴 꽃들이 많다. 대표적인 꽃으로 나팔꽃이다.이 외도 메꽃, 백합, 능소화 등 많다. 또한 외래종으로 전사의 나팔(Angel’s Trumpet)은속명 브루그만시아(Brugmansia)인 떨기나무, 악마의 나팔(Datura)가 있는데 이름도 꽃이 땅을 향해 순종하듯 머리를 숙였다고 ‘천사의 나팔’이라 하고, 하늘을 향해 반항하듯 고개를 쳐들었다고 ‘악마의 나팔’이다. 이외에도 털독말풀 등 수없이 많다.나리꽃 역시 나팔 모양을 한 여러해살이풀로 산과 들에서 흔히 볼
해 뜨면떠나갈 것을찾아오긴 왜 했어 해설시인 반영호 안개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 해뜨기 전 낀다.오랜 시간이 아니고 잠시뿐이지만 세상을 가리고 시야의 폭을 마비시킨다.그저 잠시일지라도 이슬이 함께 내랴 어둠만큼이나 큰 암흑을 야기 시킨다.누군가 찾아와 마음만 흐젓다가 이내 떠나간 그 누군가에 대한 허전하고 쓸쓸한 넋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