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철 나선 농민들 눈살

지역경제는 갈수록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대소·삼성지역을 포함한 각 읍·면 장날이면 5.31지방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자들로 북새통을 이뤄, 바쁜 일손을 놓고 장을 보러 나온 농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요즘 음성군 관내 어느 장을 가 봐도 5.31지방선거에 출마를 준비중인 예비후보자들을 보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공천을 코앞에 둔 예비후보자들이 한층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민초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얼굴알리기에 재래시장보다 좋은 장소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농민들에겐 달가운 일은 아니다. 따사로운 봄 햇살과 더불어 한해 농사를 위해 바쁜 일손이 시작된 터라 장을 보러 나온 농민들의 발걸움은 쉴 새 없이 잰걸음을 재촉한다.

이 농민들의 바쁜 발걸움을 멈춰 세우는 이들이 바로 지역주민들을 위해 헌신봉사하겠다는 기초단체장을 포함한 지방의원을 꿈꾸는 이들이다.

한 주민은"시장 한 바퀴를 돌면 명함 10장은 족히 받는 것 같수다"라며 눈살을 찌푸린다.
명함을 돌리기에 바쁜 예비후보자들을 한참을 보고 있던 한 상인은 "서민들에게 언제부터 관심이 있었다고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 쓰레기로 변하는 아까운 명함만 돌린다"며 "저런 이들보다 내가 나가 제대로 한번 해 봐야 쓰겠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

선거라면 질색하는 한 노인은 "지역주민들을 위한 헌신봉사는 꼭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이 되야만 할 수 있는 건지 알 수 없다"며 "후보자들의 웃는 낯은 보기 좋은데 지역주민들의 얼굴에도 환한 웃음꽃을 피울 수 있게 의정을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라고 말하고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된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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