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 출혈열은 한탄바이러스 등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정확한 명칭은 신증후 출혈열이다. 이 질환은 약 70년 전부터 아시아에서 발생하였으며 6·25 때 참전했던 유엔군 중 약 3,200여명의 환자가 폭발적으로 발생하여 수백 명이 사망함으로써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후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수백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약 7%의 환자가 사망하고 있을 정도로 무서운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 질환 발생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는 경향을 보이는데 지난 95년 91명, 96년 119명, 97년 106명 등 100명 전후 수준에서 98년 219명, 99년 201명, 2000년 221명, 2001년 323명으로 98년 이후 3 배 이상 늘었다.

 

최근 유행성출혈열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원인은 확실하지 않다. 월별로는 연중 발생하지만 11월에 발생율이 가장 높고 대부분 10월~1월에 발생하며, 지역별로는 전남, 충남, 전북, 경북, 충북지역의 발생율이 높다. 연령별로는 30대 이상 연령층에서 고루 발생하며 남자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데 이것은 병원체와 접촉할 수 있는 환경. 예들 들면 쥐가 서식하고 활동하는 야외에서 바이러스에 더 잘 노출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50대 이후에는 발병률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견되는데, 이것도 면역형성 때문이라기 보다는 야외활동 기회가 적기 때문으로 보인다.

 

□ 유행성 출혈열의 전염 경로

 

이 병 발생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쥐이다. 쥐 중에서도 들에 사는 쥐 특히 들쥐 중 72~90%를 차지하는 등줄쥐(Apodemus agarius)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도시의 시궁쥐, 실험실의 쥐에서도 바이러스가 발견된다.

이 질환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발생하며 특히 잡초들이 무성한 늪지대, 연못가, 계곡 또는 습지를 따라 잡초가 무성한 산악지대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이런 장소들은 대개 쥐가 살고 있는 장소와 일치한다.

 

쥐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대개는 증상이 없으며 최대 12개월까지 바이러스를 배출한다. 바이러스는 쥐 오줌에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고 침이나 대변에도 포함되어 있다. 감염은 쥐에서 나오는 바이러스는 건조되면서 에어로졸 상태로 공기 중을 떠돌며 결국 호흡기를 통하여 감염된다.

현재 임신부가 감염되면서 태아에게 전염되는 이른바 수직전파는 확인되었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감염되는 경우는 없다. 그래서 출혈열 자체가 집단 발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유행성 출혈열에 걸리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16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서 증상이 나타나는데 처음에는 두통, 발열, 쇠약감 등 감기 증세와 비슷하여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그러나 눈에 출혈로 인한 결막발적이 나타나거나 얼굴이나 몸에 출혈반(출혈로 인해 생기는 붉은 점)이 나타나서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고 갑자기 체온과 혈압이 떨어지면서 착란, 혼수와 같은 쇼크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이 병에 걸리면 사망률이 15%까지로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 진 적도 있었지만 현재는 5% 미만으로 떨어졌는데 그 이유는 이 질환이 잘 알려지면서 비교적 증상이 경미한 환자 중에서 이 질환이 발견되어서 그런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병을 진단하려면 혈액을 채취하여 한탄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측정함으로 가능하다.

 

□ 유행성 출혈열에 걸리지 않으려면

 

현재 이 질환에 대한 백신(한타박스)이 개발되어 있다. 야외 활동이 빈번하거나 개별적으로 폭로 위험이 높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백신을 맞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그런 경우는 1) 군인 및 농부 등 직업적으로 유행성 출혈열 바이러스에 폭로될 위험이 높은 집단, 2) 신증후 출혈열(유행성 출혈열)바이러스를 다루거나 쥐실험을 하는 실험실 요원 3) 고위험군 이외에 야외활동이 빈번한 사람 등이다.

 

결국 유행성 출혈열에 걸리지 않는 최선의 예방책은 들쥐를 포함한 모든 쥐 배설물에 접촉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유행성출혈열이 많이 발생하는 늦가을(10~11월)과 늦봄(5~6월) 건조기에는 잔디 위에 눕거나 잠을 자지 말아야 한다. 특히 잔디가 곱다고 맨발로 다니는 것은 금물이다.

 

아파트 단지 등에서도 풀밭이나 잔디에 이불을 널어 말리지 않아야 하며, 야외에서 돌아온 뒤에는 반드시 옷을 털고, 가능한 한 세탁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집 주위에 들쥐의 서식처인 잡초를 제거하는 것이 좋고 야외에서 활동하고 돌아온 뒤에는 못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의학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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