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나영(음성가정폭력상담소장)

성희롱의 발생 요인은 여러 가지로 설명되어질 수 있겠지만 본인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무엇보다도 사회 문화적 요인을 우선적으로 뽑을 수 있다고 본다.

여성민우회의 조사 결과로 보면 우리 사회도 49%에 까까운 숫자의 여성이 남성과 더불어 직장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아직도 직장내 문화는 여전히 남성 중심의 직장 문화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비공개적인 접대문화에서 주요사항이 결정되는 직장 분위기는 여성을 성 상품화하는 남성들의 의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그에 따라 여성을 직장의 동료로서 인정하기보다는 여성을 비하하거나 성적 대상화하는 분위기를 오히여 자연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감정은 무시한 채 연령, 직위,성별에 따른 서열의식이 강한 직장분위기에 더욱이 자신이 권위와 힘을 과시하려는 행위자의 태도는 직장내 성희롱과 성폭력을 개인적인 사소한 일로 치부하고 피해자가 겪어야하는 고통과 그 후유증을 인식하지못한 채 은밀하게 반복되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성에 대해서도 사회 전반에 걸쳐져 있는 고정관념이 남성과 여성의 성 차별을 발생시키고 있다.

여성성과 남성성, 여자는 집안일, 남자는 가계부양을 위한 직업, 가정과 직장의 분리, 남성의 사회적 노동과 여성의 사적 노동으로서 가사노동, 아내와 남편이라는 각기 다른 성역할 등 이러한 성분리적인 이분법적 사고에 서로 다른 가치 부여를 하고 있다.

성적 자기결정권은 인간으로서 하나의 권리이며, 성적 즐거움은 누구나 누릴 수 있다.그러나 한편으로는 여성들이 성에 대해 솔직한 관심을 표현하면 쉬운 여자, 갈때까지 간 여자라는 등의 표현으로 남성에게 허용하는 성 문화와는 참으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성차별적 관행과 의식이 직장내에 일상화되어있는 사업장은 당연하게 성희롱 발생률이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직장내 성희롱의 더 큰 문제점은 흔히 개인과 개인간에 발생하는 문제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 고용상의 차별문제이다. 직장내 성희롱은 상사, 동료 등 직장내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발생하며 성희롱 피해자가 직장내에서 낮은 지위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직장내 성희롱 피해자들은 문제제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기가 어려운 것이다. 피해자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일해야하는 직장동료,상사 등 근무환경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성희롱 발생 시 피해자에게 오히려 품행이 불량하여 원인 제공을 했다는 비난을 하거나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한다.

그러므로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발생하였을시 해결을 위해 먼저 점검해야하는 것은 피해자 유발론 관점이 아니라 성희롱을 부추기고 묵인하는 직장내 요인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춰야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던 성차별적이고 권위적인 잘못된 성 의식과 태도를 바꿔나가는 역할에 적극적으로 함께 나서주기를 서로에게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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