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욱 (논설위원. 가정폭력상담실장)

요즘 대도시 한복판에 멧돼지가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피해를 준다는 말이 남의 동네 말처럼 들렸는데 며칠 전 우리집근처 밭에 멧돼지가 나타나 아랫집과 우리집 고구마 밭을 들쑤셔놓으며 애써 심어 놓은 고구마를 캐먹었다.

 

여름내 비가 내려 애를 태우다 요 며칠 가을볕에 영글어갈 고구마인데 배고픈 멧돼지의 출몰로 피해를 보았다. 음성에 와서 15년 넘게 농사를 지으며 수확의 기쁨을 맛보았는데 이제부터는 고구마 농사를 포기해야할 것 같다.

 

농사 피해를 동물만 탓할 수 없다. 원인제공은 사람들의 탓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동물이 사는 깊은 골짜기까지 과수원과 농지를 만들어 개간하고 산에는 경제 수림을 심는다고 열매가 없는 낙엽송을 주로 심었고 등산로를 개발하여 골짜기 주변에 잘 자라던 머루 다래 으름 등 이 사라졌다.

 

그리고 별미나 웰빙 식품이라고 도토리 산 밤 등을 마구 채취해가서 결과적으로 야생동물들의 먹이를 뺏어온 결과를 초래하였다.

 

동물들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한 식량을 빼앗긴 일인데 표현을 한다면 식량을 되돌려 달라고 데모라도 할 형편이다.

 

야생조수들이 주거지역 까지 나타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현상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문제는 더욱 피해가 생겨날 것인데 대책 없이 늘어나는 멧돼지를 잡아서 퇴치하는 방법도 한계가 있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요즘 낚시를 하는 사람들은 자연에서 잡은 큰 고기는 놓아주는 운동을 하고 있다.

 

월척 붕어는 10년 이상자라야 하는데 늘어나는 낚시꾼들 때문에 씨가 마를 지경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낚시의 묘미인 손맛을 볼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때라 잡은 고기를 살려주어 다음사람도 낚시의 손맛을 보는 기회를 제공 한다는 차원에서 살려주는 운동을 한다.

 

산에는 호랑이가 멸종하여 멧돼지가 대책 없이 늘어나고 멧돼지를 닥치는 대로 잡으면 뱀 번성을 하여 등산을 어렵게 할 것 인데 자연은 먹이사슬의 균형이 잡혀야 한다.

 

결론적으로 야생동물과 사람이 공존 하여야만 건강한 자연이 형성되는데 이제는 제발 도토리나 산밤을 채취하여 야생동물의 먹이를 빼앗고 먹이를 빼앗긴 야생조수가 인가에 나타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악순환을 막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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