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의 개구리, 즉 소견이나 견문이 몹시 적은것을 나타낼 때.

『장자(莊子)』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황하(黃河)의 신(神)인 하백(河伯)이 강물을 따라 처음으로 북해(北海)에 와서 동해(東海)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바다의 넓음에 매우 놀라서 북해의 신(神) 약(若)에게 바다의 넓이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러자 북해의 신이 답하기를 “우물 안 개구리에게 바다를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사는 곳에 구속(拘束)된 까닭이며, 여름 벌레가 얼음을 말할 수 없는 것은 한 계절에 고정되어 산 까닭이다.

그리고 정직하지 못한 선비는 도(道)에 대해서 말할 수 없으니 세속적(世俗的)인 가르침에 구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신은 좁은 개울에서 나와 큰 바다를 바라보고 나서 자기가 보잘것없는 존재임을 알았기 때문에 이젠 당신과 함께 천하(天下)의 진리(眞理)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대답하였다.

이 문답을 통하여 장자(莊子)는 도(道)의 높고 큼과 대소귀천(大小貴賤)은 정하여진 것이 아니니, 대소귀천(大小貴賤)의 구별을 잊고서 도(道)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후한서(後漢書)』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있다.

왕망(王莽)이 전한(前漢)을 멸망(滅亡)시키고 세운 신(新)나라 말경, 마원(馬援)이란 인재가 있었다.

그는 관리가 된 세 형과는 달리 고향에서 조상의 묘를 지키다가 감숙성(甘肅省)에 웅거(雄據)하는 외효의 부하가 되었다.

그 무렵 공손술(公孫述)이라는 사람이 촉(蜀)나라 땅에 성(成)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스스로 황제라 참칭(僭稱 :제멋대로 스스로 임금이라고 일컬음)하며 세력을 키우고 있었다.

외효는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기 위해 마원을 보냈다.

마원은 고향 친구인 공순술이 반가이 맞아 주리라 믿고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갔으나 공손술은 계단 아래 무장한 군사들을 도열시켜 놓고 위압적인 자세로 마원을 맞았다.

그리고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다.

“옛 우정을 생각해서 자네를 장군에 임명할까 하는데, 어떤가?” 마원은 잠시 생각하기를 ‘천하의 자웅(雌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데 공손술은 예를 다하여 천하의 인재를 맞으려 하지 않고 허세만 부리고 있구나. 이런 자가 어찌 천하를 도모할 수 있겠는갉‥.’하였다.

마원은 서둘러 돌아와서 외효에게 고하기를 “공손술은 좁은 촉 땅에서 으스대는 재주밖에 없는 ‘우물 안 개구리(井中之蛙)’입니다.”라 하였다.

외효는 공손술과 손잡을 생각을 버리고 훗날 후한(後漢)의 시조가 된 광무제(光武帝:25∼27)와 손잡게 되었다.

 

<해오름학원 서범석 원장의 한자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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