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면 태생리 김모씨(39)는 매년 3월달이 닥치면 상해를 입는 각종 사고가 7년간을 엄습했다.
9년전 3월달에 부친상을 당했는데 공교롭게도 매년 3월달만되면 교통사고나 공사장 사고등이 어김없이 그를 찾아 왔다며 마(魔)의 3월에 겪은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
음성읍 신천리에서부터 친분이 있어 함께 대소면으로 이주했던 터이라 필자는 그 집안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다.
어느날 그의 모친으로부터 전화를 받으며 큰 수맥이 십(죍)자로 흐르고 있으므로 이장의 시급함을 알리며 수화기를 놓았다.
필자는 날짜나 시간, 방위등에 비중을 두지 않는다. 급한 환자가 좋은 길일을 택하고 이것저것 따져가며 병원을 찾는다면 그 결과는 목숨을 잃거나 호미로 막을 일을 중장비를 동원하여도 막지못할 결과를 초래함과 같기 때문이다.
김씨는 서둘러 이장 작업에 들어갔다. 선친의 묘를 파묘하고 보니 차마 눈 뜨고는 보지못할 정도의 숯덩이같이 시커멓고 흉칙한 몰골의 유골에는 나무뿌리와 썩지않은 나일론 수의가 달라붙어 시신을 꽁꽁 둘러싸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거미줄 같은 나무뿌리와 나일론실을 칼과 가위를 이용하여 하나하나 뜯어내고 깨끗이 닦아낸 다음 다른 곳에다 이장을 하였다.
이와같이 질이나쁜 수의는 나무 뿌리와같이 시신에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좋은 것을 사용하여야 한다.
김씨는 이장을 마치는 대로 아내의 봉합수술을 풀고 아들을 낳겠다며 필자에게 의중을 묻기에 웃어 보였다.
선친의 묘 이장 10여개월이 지난 지금, 김씨와 모든 가족들이 올 3월을 무사히 보냈고 현재 건강도 좋아지고 건축업의 일도 엉켰던 실타래의 매듭이 풀리듯 좋아졌다는 그를 보며 보람을 느낀다.
장례시 삼베는 질이 좋은 것을 사용하여야 한다. 불에 태워보면 그 진의를 알 수 있는데 필히 믿는 곳이나 직접 확인한 후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반대로 나쁜 수의를 모르고 사용하여 피해를 입지않은 특이한 사례를 들어보자.
98년도, 엄청난 수해가 전국을 휩쓸었을때 경기도 양주군에 위치한 어느 공원묘지에 갔을 때의 일이다.
그곳에도 예외없이 피해가 대단하였고 복구는 커녕 유실된 묘들의 문제가 심각한 상태이었다.함께 동행하였던 김모씨는 그당시 뉴스의 보도를 통해 공원묘지의 심각성을 듣고 급히 달려가보니 기적같이 선친의 산소 바로 밑까지 사태가 나서 수 많은 묘들이 쓸려내려 갔으며 옆 자리에는 봉분의 반쪽이 떨어져나가 자루에 싸여 매달려 있는 시신이 있더란다.
잠시후 그 자손들이 황급히 달려와 안달하며 하는 말이 꿈에 선친이 나타나서 “다리가 춥다”고 하여 급히 오는 길이었단다.
다행이도 화학섬유가 많이 섞인 질이 나쁜 수의가 썩지않고 자루 역할을 하여 유골이 전혀 손실되지 않은 행운을 얻었다고 한다.
<수맥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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