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이 덧없이 빨리 변하여 돌아감’을비유하여 이르는 말.

 

중국(中國) 사람들만큼 등(燈)을 즐기는 민족(民族)도 드물 것이다.

전국시대(戰國時代)부터 등(燈)을 달았다고 하니 무려 2천 5백년의 역사가 되는 셈이다.

그들은 명절(名節)이나 행사(行事)가 있을 때면 으레 길거리에 등불부터 내건다.

대표적인 것이 정월(丁月) 대보름의 관등(觀燈) 행사이다.

중국은 주(周)나라 때부터 야간통금(夜間通禁)을 실시했다.

그러다 보니 백성(百姓)들이 겪는 불편이 많았다.

그래서 통치자(統治者)들은 백성들의 억압(抑壓)된 심리도 풀어주고 또 태평성대(太平聖代)를 과시하기 위해 명절만큼은 통금(通禁)을 해제하고 휘황찬란한 등(燈)을 궁성(宮城) 주위에 내걸게 했다.

이때부터 차츰 등(燈)을 거는 기간도 늘어나 명(明)나라의 태조(太祖)인 주원장(朱元璋)은 10일간이나 걸게 했으며, 지금은 설부터 대보름까지 무려 15일간을 걸어둔다.

이 날 등장하는 등(燈)의 모양도 각종 과일과 꽃·물고기 등 각양각색(各樣各色)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주마등(走馬燈)이었다.

등(燈) 위에 둥근 원반(原盤)을 올려놓고 원반의 가장자리를 따라 말이 달리는 그림을 붙여 늘어뜨린다.

마치 영화의 필름처럼 연속동작의 그림을 붙여 놓는 것이다.

밑에서 촛불을 밝히면 등(燈) 내부의 공기가 대류현상(對流現狀)을 일으켜 원반을 돌게 하는데, 촛불의 밝기에 따라 회전속도도 빨라지게 된다.

따라서 원반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마치 만화영화를 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즉, 말이 질주(疾走)하는 모습이 연속(連屬) 동작(動作)으로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인데, 이것을 주마등(走馬燈)이라 한다.

워낙 빨리 돌았으므로 주마등(走馬燈)은 세월(歲月)의 빠름이나 어떤 사물(事物)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마치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는 표현(表現)이 있다.

<해오름학원장, 극동정보대 겸임교수 서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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