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마를 타던 옛 친구라는 뜻으로, 소꿉동무를 이르는 말.

 

죽마고우(竹馬故友)란 말은 『세설신어(世說新語)』의 〈품조편(品藻篇)〉과 『진서(晉書)』의 〈은호전(殷浩傳)〉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진(晉)나라의 은호(殷浩)는 성품(性品)이 온후(溫厚)하였으며, 학문(學問) 또한 박학(博學)하였다.

젊어서 『노자(老子)』와 『역경(易經)』을 즐겨 읽었으며, 벼슬이 싫어 조상의 무덤을 십여 년째 지켰다.

그러나 당시 간문제(簡文帝)는 연거푸 공신(功臣)을 잃는 변을 당해 현신(賢臣)을 찾던 중 시골에서 은일(隱逸)하던 은호에게 간청(懇請)하였다.

결국 은호는 청을 이기지 못하고 건무장군(建武將軍) 양주자사(揚州刺史)가 되어 조정에 나아갔다.

그러나 이것은 당시 촉(蜀)을 평정하고 돌아와 세력이 커지고 있던 환온(桓溫)을 견제(牽制)하려던 간문제의 계책(計策)이었다.

결국 은호와 환온은 서로 반목(反目)하게 되었다.

왕희지(王羲之)가 나서서 둘 사이의 화해를 주선하였으나 은호가 거절하였다.

이 무렵 5호16국(五胡十六國)의 하나인 후조(後趙)의 왕 석계룡(石季龍)이 죽자 호족(胡族) 간에 내분(內紛)이 일어났다.

진나라는 이 기회를 이용해 중원(中原)을 회복하려 하였으며, 은호가 오주군사(五州軍事)로 출병하였다.

그러나 출병에 앞서 은호가 낙마(落馬)를 하는 바람에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대패(大敗)하였다.

이것을 두고 환온이 은호를 규탄(糾彈)하는 상소(上疏)를 올려 서인(庶人)에 강등(降等)시키고 변방(邊方)으로 귀양(歸養)을 보냈다.

그런 다음 환온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은호는 어려서 나와 함께 죽마(竹馬)를 타고 놀던 친구다. 내가 죽마를 버리면 언제나 은호가 가지고 갔다. 그러니 그가 내 밑에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결국 은호는 변방의 귀양지에서 생(生)을 마쳤다.

죽마는 대나무로 만든 말로 아이들의 장난감이다.

죽마고우(竹馬故友)는 어릴 때의 친구, 즉 소꿉동무를 말한다.

이와 비슷한 말로 기죽지교(騎竹之交), 죽마지호(竹馬之好) 등이 있다.

<극동정보대 겸임교수,해오름학원 서범석 원장의 한자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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