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의 말을 다 막기가 어렵다는 말로 많은 사람이 마구 떠들어대는 소리는 감당하기 어려우니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뜻.

   《십팔사략(十八史略)》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주(周)나라의 여왕(勵王)은 국정(國政)을 비방(誹謗)하는 자가 있으면 적발(摘發)해서 죽였다.

그래서 밀고제(密告制)도 자리잡고 거미줄같이 쳐진 정보망 때문에 백성들은 공포정치(恐怖政治)에 질려 말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었다.

여왕은 득의만만해서 중신들에게 “정치(政治)하는 솜씨가 어떻소? 나를 비방(誹謗)하는 자가 한 사람도 없지 않소?”

그러자 중신들 중에서 召公(소공)은 기가 막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겨우 비방을 막은 것에 불과합니다. 백성(百姓)의 입을 막는 것은 둑으로 물을 막는 것보다 더 어렵습니다(防民之口 甚於防川 ; 방민지구 심어방천). 물이 막히면 언젠가 둑을 무너드릴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많은 인명(人命)이 상하게 됩니다. 백성의 입을 막는 것도 같은 이치(理致)입니다.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백성들이 마음 놓고 말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런 소공의 간곡한 충언(忠言)을 여왕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공이 우려했던 대로 백성들은 언제까지나 가만있지는 않았다.

백성들은 마침내 들고 일어났고, 여왕은 도망하여 평생을 갇혀 살게 되었다고 한다.

여왕이 달아난 곳에서 죽을 때까지 주나라에서는 14년간 공화정(共和政)이 실시되었다.

신하들이 상의해서 정치를 했기에 공화(共和)라 했던 것이다.

 

※ 십팔사략(十八史略) : 중국 남송(南宋) 말에서 원(元)나라 초에 걸쳐 활약했던 증선지(曾先之)가 편찬한 중국의 역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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