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나영 (음성가정폭력상담소 소장)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 중에 청소년과 관련된 것들이 여러 가지 있다.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원조교제, 가출 등의 문제들은 이미 청소년 자신의 문제를 떠나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 중에도 청소년 가출은 음주, 흡연, 폭력, 성매매등과 같은 또 다른 사회문제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는것이다.

얼마전 어느 지구대에서 가출한 청소년을 본인이 근무하고 있는 상담소로 데리고 온적이 있었다. 그 청소년은 경상도 지역에서부터 이곳 음성까지 돈도 없이 무작정 택시를 잡아타고 온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택시 기사가 청소년을 지구대로 데려오게되었고 지구대에서는 상담소로 연계하여 가출 청소년을 위한 보호 협조를 부탁하였다.

상담을 하고보니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여학생으로 중학교 1학년때 부모의 불화가 싫어 처음으로 집을 나오게되었고 지금은 전국을 돌며 가출과 귀가를 반복하면서 이젠 거리의 생활이 오히려 익숙해진 듯 차비를 빌려주면 본인이 알아서 청소년 쉼터를 찾아서가겠노라고 말하는것이었다.

결국 상담소에서는 다시 청소년지원센터와 연결하여 그 가출 청소년에게 우선적으로 보호 조치 서비스를 지원하였다.

집을 나와 거리를 떠도는 가출 청소년은 실제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집을 나와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사연은 가지각색이지만 가족간 갈등, 학대 문제 등 가정의 문제가 가장 많았고 학교 생활에서는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과 교우나 교사와의 관계에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었다.

지역사회에서는 청소년들을 위한 건전한 놀이나 문화의 공간이 부족하고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환경들이 무방비 상태로 퍼져있다.

실제로 인터넷 가출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가출 청소년들은 취객을 상대로 지갑을 뺏고 절도를 일삼고 성범죄까지 저지른 사건도 있었다.

결국 가정과 학교등에서 문제를 안고 있는 청소년들은 문제의 해결 방법을 찾지못하고 극단적이고 충동적인 판단으로 가출을 선택하게되는것이다.

가출 청소년의 경우는 아무런 대안없이 가정에 복귀하도록 한뒤 참고 지내라고만하면 또 다시 가출이 반복된다. 가정에서부터 우리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진심으로 아이의 입장에서 부모나 가족들은 이해를 먼저 해야할 것이며 통제와 단편적인 대응보다는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다양한 노력들을 함께 해야만한다.

가출 청소년에 대한 낙인보다는 그들의 건전한 성장과 정상적인 사회화 재진입을 돕기 위해

법적, 제도적 장치와 재원 마련을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할것이며 지나치게 엄격한 통제 방식의 학교 교육 분위기보다는 심리, 정서적 안정을 갖고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풍토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청소년들이 보호받고 건강하게 성장 할 수 있는 사회, 그것은 바로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며 행복한 우리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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