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영(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얼마 전에 신문에서 “키다리 아저씨, 음성고에 장학금 1억윈 기탁”이란 기사를 읽고 보니 9년 전에 고향인 음성고등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하여 근무하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인정이 메마르고 각박해 가는 세태에 어둠 속에 한 줄기 빛처럼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그늘진 곳을 찾아, 희생적인 자세로 이웃을 위해서 베풀고 헌신하는 아름다움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청량제가 되어 주신 님..

음성읍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님께서는 50년대의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청운의 뜻을 품고 자력으로 충북대 약대를 졸업한 후 고향에 돌아와 부지런한 생활 속에 자수성가하고 낙후된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음성문화원장을 맡아 지역문화 창달에 정성을 쏟고 자유총연맹음성군지부장, 청소년선도음성군위원장 등을 맡아 청소년 선도와 정신교육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 동안 불우하고 소외된 이웃을 돕고 그들과 함께 해온 님께서는 2000년을 맞이하여 학창시절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 공부해온 처지로 후배들에게 향학열을 북돋아주고자 모교인 음성고교에 학교발전기금으로 1억원을 기탁하면서 남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리고 익명으로 해주기를 부탁하셨다.

음성고에서는 님의 높은 뜻에 따라 벽송장학회를 설립하여 매년 1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게 되었는데 또 1억원의 장학금을 내놓으셨이니 벽송장학금은 2억원이 되어 더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게 되어 꿈을 갖고 학업에 정진할 기회를 주셨다.

음성을 떠난 후에도 최근 들어서 민방위 특강 등 고향인 음성을 방문할 때에는 약국에 들려서 인사를 드렸다.

언제나 뵙게 되면 친절하게 상담을 하시며 손님들을 도와드리는 모습은 아름답고 존경스럽다.

산업구조의 변화 속에 이기주의와 배금주의가 만연되고 순박한 인정은 온데 간 데 없는 오늘, 건실한 자세로 생활하시며 어렵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며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희생정신으로 봉사해 온 님의 거룩한 뜻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귀감이 되고 베푸는 삶이 아름다움을 보여 주고 있다.

고희를 맞으실 님께서는 아직도 건강하신 모습으로 약국을 운영하시고 왕성한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계시니 보기 좋고 늘 존경스럽다.

일교차가 심한 날씨에 늘 건강하시고 가정에 웃음이 함께하시며 하시는 일마다 뜻과 같이 이루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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