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욱(논설위원)

한해를 정리하는 연말에 각 사회단체의 송년회에서 평소 얼굴을 내밀지 않던 사람들이 나타나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반가운 악수보다 고개를 숙이고 모호한 인사를 늘어놓는 모습을 보면서 각종 선거바람이 불어오고 있음을 느낀다.

정치 지도자나 사회단체회장을 하겠다고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사를 받는 사람들은 저 사람들의 진심이 어디에 있나 하는 의구심을 가진다고 한다.

정치나 사화단체장을 하겠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지역의 머슴이 되어서 힘들고 어려운 일 에 몸을 아끼지 않고 땀을 흘릴 것이며 외롭고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의 이웃이 되어서 보살펴 주겠다고 말하였었다.

지난10월 어느 봉사자가 음성체육관에서 보훈단체회원 위안잔치를 열고 각 사회단체에 초청장을 보내 격려를 해주십사 부탁하였지만 행사장에 찾아온 사회단체장이나 머슴을 자처하던 이들은 거의 없어 위안잔치에 참여한 보훈회원들이 많이 실망하였다고 한다.

보훈단체 회원들은 과거 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전쟁의 부상으로 육체의 고통 속에 살고 있거나 남편을 바친 미망인과 자식을 국가에 바친 유가족들이다. 6.25 기념일이나 현충일에는 청지가와 사회단체장들은 충혼행사에 참여하면서 국가를 위하여 흘린 피와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고 있다말해 왔었다. 그러나 말만큼이나 행동이 따라주지 않는다. 이젠 그만 위로해도 되겠다는 판단으로 외면을 한 것인지 아님 자신들의 이익에 도움이 안 되는 단체라 외면한 것인지 묻고싶다.

곡식 중에 쭉정이는 평소 고개를 들고 있다가 바람이 불어야만 고개를 숙이고 바람이 지나면 다시 고개를 쳐든다

그동안 유권자들은 쭉정이와 알곡을 신중하게 구별하기보다는 우리지역사람이다, 친인척이다 또는 교분이 있다는 이유로 쭉정이 알곡 가릴새 없이 선택을 하였다가 발전은 고사하고 지역 이미지에 먹칠하는 낭패를 많이 보았다.

사회단체장이나 정치가는 지역을 대표하는 얼굴인데 평소 보여준 도덕성과 겸손을 갇춘 능력을 검증하지 않으면 군민전체가 망신을 당하는 일이 거듭해서 일어나게 된다. 시대가 변했다. 이제는 확실한 검증으로 쭉정이와 알곡을 확실하게 구별하여 헛수고와 실망으로 좌절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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