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균동 감독이 자신이 만든 영화에 꽤 비중 있는 역을 맡아 출연한 것도 재미있고 이런 영화가 재미있다고 하는 변소 뒤 담화도 재미있네요. 만화영화에 배우를 넣어 찍은 영화라 보시면 될 것 같군요.

게임과 만화를 좋아하는 세대를 겨냥하여 욕을 라면 스프처럼 섞어 쓰고 홍길동과 조선시대 조폭을 섞어 흔들어 만든 술 같은 영화지요.

수영복차람에 얼굴에 고양이를 그리고 머리는 빨갛게 염색하고 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한 낸시랭 이라는 팝아트 화가가 있는데요. 만화를 그려 오려 붙여 팔아먹기도 하는 여자지요.

그런 영화라고 하면 딱 어울리는 표현인데 이런 설명은 어른들에겐 좀 무리가 아닐까 싶네요. 감독의 엉뚱한 상상이 유쾌하였고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앞서가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즐겁게 하는 것은 엉뚱한 사람들 이라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네요.

영화 보는 동안 유쾌하고 즐거우면 된다는 게 제 생각이니까요. 물론 스토리나 내용이 뻔하고 억지가 많지만 상상력의 확장을 주는 영화라는 점에서 관대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특히 이정재 김석훈 이원종에 김옥빈까지 버무려 이런 희극영화 한편 보여준 감독의 장난이 고정 관념을 부수는 재미로 연결되어 웃고 영화관을 나왔습니다.

여기서 1724라는 시점은 아무 의미도 없고요. 예쁜 여자 하나에 전력투구하는 남자들의 근성을 풍자 하는 솜씨가 마치 싸구려 시장의 알록달록한 몸빼바지처럼 촌스럽고 야하지만 영화가 지향하는 곳으로 씩씩하게 달려갔습니다.

경고! 이 영화애서 품위나 의미를 찾으시려는 분은 입장하지 마십시오. 만화를 싫어하시는 분도 마찬가지구요.

<한명철의 영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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