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 반이 넘는 긴 시간인데도 지루하게 느끼지 않았으니 영화가 잘 된 건가요.

브레드 피트란 이 시대 가장 잘 나가는 배우와 반지의 제왕에서 빛나던 케이트 블란쳇이 만나 판타스틱 로맨스 영화를 만들어 낸 데이빗 핀처 감독의 솜씨는 아카데미 산에 가장 많이 후보로 오른 영화답게 근사 했습니다.

1918년이란 가상의 시간에 앞 못 보는 맹인 시계공의 아들이 전쟁에서 죽어 오자 반대로 돌아가는 시계를 만들어 역에 걸면서 80세의 아이로 태어나 시냇물이 흘러 간 시간을 역행 하듯 산다는 이야기가 영화의 큰 줄기가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사랑하고 헤어지는 드라마는 마지막 죽음을 맞은 어머니가 딸에게 들려주는

구성이 마치 “아웃오브 아프리카”의 회상장면처럼 오버랩 되더군요.

양로원 앞에 버린 아이를 다시 찾는 단추공장 사장의 아들로 설정되어 파란 만장한 삶을 사는 벤자민의 이야기는 황당한 설정 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눈시울을 자극하는 신파극으로 무난히 흘러갑니다.

꽤 오랜만에 보는 영화인데도 영화에 빠져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설정이 무리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배우와 연출가의 지대한 노력으로 그리 되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더러 줄거리가 난해하다든가 아주 싫다는 관객이 열 명중 한명정도 있습니다만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네요.결국은 나쁘지 않게 결말을 맺어 관객을 도닥거린 감독의 수고가 눈에 보입니다.

후보엔 많이 올랐지만 상은 별로 못 탄 것으로 보아 대중성이 예술성에 진 건가요.

과학의 힘을 빌려 거꾸로 사는 모습을 근사하게 만들어 낸 영화의 힘이 대단 합니다.

<한명철의 영화이야기>

저작권자 © 음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