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욱

며칠 전 낚시를 좋아하던 후배가 밤늦은 시각에 전화를 해왔다.

집 근처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는데 낚시에 무언가 자꾸 걸려서 줄을 약간 들어보니 대형그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고기들이 퍼덕거리니 와보라는 것이다.

좀 건져오라고 하였더니 한밤중이고 너무 깊어서 혼자서는 못 들어간다고 한다.

저수지로 달려가 후배가 가르치는 곳에 들어가 줄을 당겨보니 그물에 커다란 고기들이 움직이는 촉감이 온다.

어이구, 고기들이 반갑다고 하네. 얼마나큰가 구경 좀 하세.

물이 깊어서 위험하다고 말리는 후배를 밀치며 나 혹시 그물에 발이 걸려서 허우적거리면 119에 신고해줘 그리고 보험 들었으니 마눌 에게 잘 먹고 잘살으라고 해여 하며 줄을 따라 물속을 오가며 그물을 걷어냈다.

이런 나쁜 사람들이 있나 이런 곳에 불법으로 그물을 설치하다니... 그물을 걷고 보니 배스,피라미,메기, 등이 상당하게 들어있다.

메기는 토종이니까 살려주고 배스하고 동자개 몇 마리 그리고 떡붕어 몇 마리는 그물 수거하려고 한밤중에 목숨 걸은 대가로 매운탕 거리로 남기고 나머지는 자유의 몸으로 방생한다.

그물이 있는 곳을 알려준 후배에게 고기를 나누어 주려하니까 자기는 낚시가 재미있어 잡는 재미뿐이고 민물고기는 먹지 않으니 다 알아서 처리 하라고한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농사일에 힘겨워하는 건넛마을 누이가 생각나서 고기를 담아가지고 갔다.

한밤중의 무슨 고민이 있어서 왔느냐는 물음에 커다란 양동이를 달래서 고기를 양동이에 옮겨 담으며 내가 잡았다고 하니까 “에이~·셈~에게 잡힐 고기가 어디 있다고 물고기도 더위 먹었나 “”.

그래서 다른 사람이 불법으로 쳐 놓은 그물을 걷어서 그물은 째어버리고 고기를 건져왔다고 솔직히 말하니 깔깔거리며 “ 도적놈 고기를 훔쳐왔네 들키면 우쩌려고 그래””.

이 밤중에 누가 저수지에 옵니까. 그리고 자기고기라고 주인이 나서면 누구인가 신원확인하고 돌려주면 되지요. 그리고 아침에 행정기관에 신고해서 포상금 받으면 되지요.

아마도 고기 주인은 불법어구설치로 300만원 벌금물고 나는 대신 80만원 포상금 받는데 사실 놓아주고 싶었지만 농사일에 헬슥해진 누이 생각이 나서 가져왔으니. 어죽으로 몸보신 하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한 일주일인가 지나서 낮에 후배에게서 또 전화가 왔다.

다른 곳에 그물이 또 있다고해서 차를 빌려 타고 저수지로 갔다.

대강 일러준 대로 물속을 더듬으니 그물이 또 있다.

김선배의 도움으로 그물을 걷는데 웬 지나가는 아줌마가 누구냐고 꼬치꼬치 묻는다.

그물을 걷어들고 도로가에서 옷을 입는데 웬 나이가 지긋한 아저씨가 물에 들어가 물속을 헤맨다.

아 이 사람이 그물주인인데 아까 그 아주머니가 주인에게 일렀구나!

불법그물을 설치한 사람이 노인이라 경노우대 적용해서 고발 안하기로 하였다.

사태를 적당하게 수습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물에 들어간 아저씨가 나오자 다가가서 누가 불법 그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있어서 확인 나왔다고 했다.

혹 이 그물이 당신들 그물입니까”? 물으니 아니요 라고 한다. 그럼 이 고기는요 한 마리를 들고 물으니 역시 아니라고 한다.

김선배 그런데 말이야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처럼 이 그물이 당신 거요, 이고기가 당신 거요, 이 저수지가 당신 거요 세 번째 물어보고 아니요 그랬으면 그물하고 고기하고 저수지하고 다 가져라 라고 말할라고. 그랬지 .하하 하하하……. 저 사람들 이 그물이 내거라고 못하지.

<가섭산의 바람소리>

저작권자 © 음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