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볼까 말까 하다가 평론가들이 “워낭소리” 위에 두겠다는 허풍에 넘어가 억지로 극장을 찾았습니다.

우선 제목부터가 B급 영화를 말하고 있고 욕으로 범벅이 된 영화라는 것 때문에도 그랬고요.

아무튼 영화 평을 쓴다는 것을 이유로 불편한 영화보기가 시작되었고 영화 내내 그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리고 끝나고 나서도 그것은 감독이 뜻한 대로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양익준 감독은 주연배우와 각본까지 맡아 욕심이 넘쳤지만 다행이 연기가 넘치지는 않았습니다.

가장 밑바닥 인생을 그린 영화 장면은 마치 거름 쌓아둔 곳에 덮인 거적때기를 들친 것 같이 역겹고 더러웠지만 우리가 늘 행복의 순간에만 머물 수 없는 것처럼 삶은 그런 것과 함께 굴러 간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여고 삼학년으로 나오는 김꽃비의 연기는 단연 돋보였고 그 보답으로 2009년 라스팔마스 국제영화제 남녀 주연상을 거머쥐게 되였고 각종 국제 영화제에 초대 받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이런 소재를 다룬 것부터 많은 용기와 솔직함을 필요로 했을 것이며 더럽지만 이런 현실도 존재함을 보여주고 연민의 정도 사랑만큼이나 우리 곁에 살아 있음을 말해 주었습니다.

감독의 용기와 선택에 박수를 보냅니다.

좋은 것은 나쁜 것과 함께 존재 한다는 것을 우리는 자칫 잊고 살지만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고 똥파리처럼 사는 인간들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욕은 불 뿜는 언어다”는 말처럼 지독히도 불편하고 욕으로 가득 찬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시큼한 식초가 먹기 힘들어도 음식의 맛에 뺄 수 없는 부분인 것처럼 우리의 멀지 않은 곳에 이런 삶이 존재 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때론 운명처럼 비켜설 수 없는 아픔도 있다는 것을...

<한명철의 영화이야기>

저작권자 © 음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