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김래원이 주연한 통쾌한 그림복제 사기활극은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탓에 의외로 재밌고 깔끔한 영화였습니다.

놀랬습니다. 임하룡이 묵직하게 받쳐주고 최송현이 출연하며 아나운서는 잊어라 하는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림사기는 아주 오래된 직업(?)이기 때문에 사라질 수 없는 특별한 기술로 분류 됩니다. 추사 당대에 가짜 글씨가 있었고 가까이는 천경자 그림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여 화가의 말로가 비극으로 가는 것을 보여 주었으며 박수근의 빨래터 그림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입니다.

조선시대 안평대군의 몽유도원도를 그린 안견의 “벽안도” 라는 그림을 사이에 두고 갤러리주인 엄정화(배태진역) 복원을 맡은 박래원(이강준역)과의 속고 속이는 장면이 처음에는 다소 난해 했으나 중반이후 빠르게 긴장감 있는 전개를 보여주어 보는 내내 재미있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박쥐“를 봐야 했지만 무서운 영화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본 영화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 오랜만에 다시 영화에 등장한 엄정화의 팜므파탈은 그 역을 훌륭하게 소화 하여주어 보기 좋았네요.

이 영화로 스캔들을 뿌린 김래원, 최송현은 영화를 깔끔하게 만든 공은 인정 하겠습니다.

옛 그림의 속고 속이기를 잘 알고 있어 더욱 흥미로웠고 온갖 첨단 장비와 옛날 방법으로 가짜 그림을 만들어 내고 그것이 처음부터 사기였다는 대 반전의 결말 까지 영화의 긴장감이 짜릿 했습니다.

화장하고 옷 잘 입은 장면 보다 감옥에서 화장기 없는 엄정화가 훨씬 예뻤던 건 나만 그랬는지 궁금합니다. 영화 강추입니다.

<한명철의 영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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