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무인도 라이프란 이야기를 가지고 서울 한강 밤섬에 표류한 남자를 감독인 이해준이 만들어 내 찍은 영화인데요.

“천하장사 마돈나” 라는 영화로 이미 반짝이는 상상력을 천연덕스럽게 보여주는 솜씨를 증명한 선수답게 영화가 좋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뻔하고 별다른 것이 없는 소재를 감독의 상상력을 근사하게 펼쳐 보여 줍니다.

1998년 톰 행크스가 섬에 표류해 공을 친구삼아 보여준 이야기가 연상 되나 정재영을 내세워 영화를 맛있게 요리해 냈군요.

3년째 방에서 나오지 않는 여자 정려원의 방콕 인터넷 생활 중, 망원렌즈에 잡힌 남자와 의사소통으로 그녀의 새로운 즐거움이 되면서 영화가 지속적으로 스토리를 잡아갑니다.

우리 시대의 이야기로 이 만큼의 영화를 뽑아낸 솜씨는 칭찬 받을 만합니다.

영화를 보며 지속적으로 터지는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라면 스프 같습니다.

각자의 섬에서 나와 세상 밖으로의 걷기가 가능할까 하는 우려를 희망으로 바꾸는 솜씨가 근사합니다.

약간 늘어지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별 기대 없이 들어간 관객을 약간은 무겁게(?) 하는 재주도 보여 줍니다.

강우석의 기획이 슬며시 보이는 영화라서 그런지 웃음 석에 뼈가 있습니다.

어쨌든 감독이 뿌린 땀방울이 좋은 열매를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워낙 좋은 영화가 가득한 오월이라 걱정도 됩니다.

정려원의 틔지 않는 연기가 영화의 균형을 잡는데 기여한 것도 느껴지네요.

영화를 위해 5개월간 손톱을 자르지 못했다는 정재영에게 같은 동료들이 “영화가 예뻤다”는 칭찬은 그가 힘들여 찍은 시간을 보상해주는 청량제가 될 수 있겠지요. 영화 재미있습니다.

<한명철의 영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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