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현스님(가섭산 수진암 주지)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전도를 떠날 때 당부 하신 말씀은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고, 인간을 포함하는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게 가르침을 베푼다.” 였습니다.

처음 중간 마지막까지 좋은 말, 모두 좋은 설법은 어떻게 해야 그렇게 할 것인가?

사람마다 근기가 다를 텐데 같은 말이라도 어떤 이에게는 좋은 의미되지만 다른 사람에겐 언짢은 말이 될 수 있기에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마지막까지 좋은 말을 인간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것에게 전하기 위해서는 말을 하는 화자가 자신의 말엘 집중해야할 것입니다.

단순히 자신의 말에만 집중해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말하는 자신과 그 말을 듣는 상대를 계속 관찰을 해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처음은 좋게 말했는데 중간쯤에도 좋게 가고 있는가.

관찰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좋게 해야 되겠지요.

이렇게 되면 법을 전함에 있어서 자신의 업이 끼어드는 것을 방지하게 됩니다.

사람은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일 때 자신의 안경(안이비설신)을 통해서 받아들입니다.

그 안경의 경험치로 이해하고 기억해야만 그것을 안다고 인정하기 때문에 각자의 안경이 최고의 기준이 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남에게 말을 전하기에 진리의 참의미와는 동떨어진 자신의 안경의 말씀을 전해주는 격이 되며 상대들은 또 각자의 안경의 색으로 그것들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렇게 생각의 업은 두터워지고 견고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마지막까지 좋은 진리를 전할 수도, 깨달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말을 전할 때는 녹음기처럼 재생만 시키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자신의 업이 담기게 돼 있는 것입니다.

이러면 원래 전하려는 말과는 거리가 있는 의미가 전달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내가 말을 할 때 나의 감정이나 경험, 주장들이 날카롭게 실려 전해지고 있는지 관찰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대화나 토론을 잘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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