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前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복지사회를 운위(云謂)하며 정치를 하고, 행정을 한다고 말로는 풍년인데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억대 보석반지를 끼고 거리를 활보하는 여인이 있는가하면 재벌 회장의 새로 지은 집이 수십억이라고 하는데 구두에 징을 밖아 신고 살다간 재벌 회장도 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많은 재산을 갖고도 검소하게 살아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무일푼인데도 카드를 남발하여 빚더미에 올라앉는 무절제한 생활 속에 급기야는 삶을 자살로 마무리하는 모습도 보게 된다.

흔히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 속에 살고 있다고들 하지만 그늘진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비참한 서민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너무나도 가슴 아픈 사연들이 많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 한다’고는 하지만 소외계층이 많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게 인생이라고,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고 했는데 ‘사는 게 무엇인지? 행복이란 게 어떤 건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래전에 TV에서 소형 봉고차에 폐품들을 모아 살림을 차리고 숙식을 해결하면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성실하게 살아가시는 69세의 할아버지가 소개되었다.

버스로 두 시간 걸리는 곳에 가정이 있고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65세의 아내와 정신 장애 3급인 36세의 아들이 살고 있는데 교통비를 아껴 약값에 보태려고 불 끼도 없는 북풍한설 몰아치는 버려진 비좁은 봉고차에서 비번(非番)인 날 집에도 못 가고 겨울을 이겨낸 애닮은 사연이었다.

‘나에게 포기라는 말은 배추를 셀 때나 쓰는 말’이라고 하시며 10일에 한 번씩 가족을 만나면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시는 할아버지.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고 했는데...왜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이렇게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분에게는 기쁜 소식이 없는지. 정부에서도 서민들을 위해서 최저 생활을 유지해 주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재산과 생활 능력이 있는 자식들 때문에 정부의 보조도 받지 못한 채 어렵게 노년을 보내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 더욱 안타깝다.

로또 열풍에 일확천금을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주어진 환경 속에 수분지족(守分知足)하며 살아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일깨움을 준다.

나라살림을 꾸려 가는데 부자 쪽을 보지 말고 가난하고 헐벗은 쪽을 바라보며 열심히 살고자해도 살아갈 방법이 없는 소외계층에 힘을 써주었으면 한다.

행운의 여신이 할아버지 가정에 기쁜 소식을 주기를 기대해 본다.

가까운 곳에 일자리가 주어진다면 할머니의 건강을 보살펴주시며 어렵고 힘든 가운데서 그래도 가정에 웃음꽃이 필 텐데. 할아버지께서 더 큰 웃음을 갖도록 가족들의 건강이 회복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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