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나영(음성가정폭력상담소장)

심리학 연구에 영향을 끼친 정신의학자인 프로이트에 의하면 인간은 양심의 발달과 함께 성적 본능을 억압하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동물과 구별되는 문명도 발달시켰다고한다.

그러나 그 본능을 어느 정도 억압했는가는 시대와 문화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예를 들면 현대인들의 성(性)에 대한 태도나 행동들도 대부분 그 시대에 학습된 사회.문화적 현상들이다.

흔히 아동기부터 학습을 통해 특정한 성행동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여 내재화하는 과정을 성적 사회화 (sexual socialization) 라고 하는데 사랑을 전제로 한 성행위에 대한 찬반 의견 모두 성적 사회화의 예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동일한 문화권에 살아가는 동시대인들도 개인마다 성적 사회화 과정이 조금씩 달라 그들의 행동이나 느낌, 태도 등이 다를 수 있다.

어느 가정이나 적절한 성행동의 기준이 존재하지만 그 기준이 가족 구성원에게 어떻게 전달되는가는 가정마다 다르다.

자녀가 부모에게 성에 대하여 질문했을 때 자녀의 수준에 맞춰 대화를 아끼지 않는 부모도 있지만 무관심하게 대처하거나 비언어적으로 반응하거나 아이가 이해하기 어렵게 설명해주거나 다음부터는 아예 그런 질문을 못하게 하거나 거짓말로 대응해버리는 부모도 많다.

후자처럼 가족간의 의사소통이 분명하지 못하거나 부모들이 성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일때 자녀들의 성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들이 부정적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가정 외에 청소년들이 성에 관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는 곳이 학교인데 특히 학교는 또래집단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화가 이루어지는 매우 중요한 환경이다.

정식 교과과정을 통해 배우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포르노 영화나 비디오를 통해 성행동을 기괴한 방법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아 자칫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어질 수도 있다.

여러 다양한 매체를 접하면서 사회생활을 해야하는 현대인들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매일 성적 메시지를 전달받고 있다.

이는 개인의 성적 태도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사회적 책임을 함께 인식해야할 부분이다.

현대사회는 성인이나 청소년 모두 성 문제를 과거보다 더 개인적인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으며 성에 대해 알고 싶은 욕구가 증가하고 있고 솔직하고 공개적인 분위기에서도 토론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것은 성(性) 은 인간 그 자체를 뜻하는 것이지 성행동이나 성적 쾌락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인간은 누구나 성적 존재이며 성적 자기결정권을 지니고 있는데 한 개인의 인격권인 성적 자율권을 침해받지않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타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바로 우리 사회를 경악하게하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 성폭력, 성범죄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제 우리는 성적인 건강( sexual health )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보살펴야만한다.

성적으로 건강하지 못할 때 개인의 삶은 더 고통받게되고 사회적 존재로서도 서로가 존중받지못하게 된다.

따라서 개인의 성에 관한 정상적인 성장을 촉진시켜주고 건강한 성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과 책임은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중요한 과제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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