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보의시 중에 알맞게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영화제목을 삼은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이 중국의 인기 배우 고원원과 정우성의 사랑 영화 한편을 깔끔하게 만들어 보여 주어 반가웠습니다.

유지태와, 이영애의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는 대화는 그 후 젊은이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되던 말 이였지요.

사천성 성도에서 찍은 영화라서 짙은 녹음과 자주내리는 비가 두 젊은이의 애절한(?) 사랑과 잘 어우러져 맛깔스런 그림이 되였고 특히 끝이 좋아 더 좋았습니다.

감독의 깔끔함이 그가 만든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처럼 이 영화에서도 보여주어 더 성숙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우성의 왠지 건방지고 딱딱한 이미지를 녹여주는 영화가 될 것 이라는 예감도 들었고요.

복선 없이 편안한 전개로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도 나쁘지 않았답니다.

동양인이 쓰는 영어는 왠지 잘 들리고 자막과 함께 약간의 공부(?)도 됩니다.

동하와 메이 두 사람이 운명적으로 만나는 두보초당은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지난번 실크로드 탐사 시에 들린 곳이라서 왠지 반갑고 익숙한 느낌이 들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더해 주었습니다.

살면서 누구에게나 늘 화두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그래도 해볼 만한 것”이라는 믿음으로 바라본 감독의 시선이 왠지 반갑고 이 가을을 따듯하게 합니다. 영화를 보시도록 추천 합니다.

<한명철의 영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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