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부산, 파주, 도시 이름을 붙인 영화가 유행처럼 번집니다, 자칫 이영애를 키운 박찬욱

감독처럼 오해 될 수 있는 박찬옥 감독이 “질투는 나의 힘’ 이후 7년만에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올 부산 영화제에서 단연 인기를 끈 영화지만 쥬네스에서 슬쩍 개봉하였습니다.

영화업자들은 돈이 잘 안될 영화로 보는 것이지요. 파주는 안개가 많은 지역으로 이름 높은데 영화 내내 안개 가득한 장면이 나옵니다.

지난번 영화 제목도 그렇고 안개도 그렇고 감독은 시인 기형도를 무척 좋아 하는 까닭에 시인을 향한 사랑이 영화에 깔려 있네요.

이선균의 힘 있는 연기와 이즈음 새로이 떠오르는 신인 서우의 빛나는 연기가 어우러져 영화를 맛있게 했습니다.

다만 자칫 예술영화의 대열로 밀려 흥행은 어렵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쉽게 이해되기 어렵고 늘 반항적인 대열에 선 김중식(이선균역)의 역할이 보수적인 성향으로 기운 사회적 풍토와 어울릴지가 의문입니다.

마침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책 토론 이후 본 영화라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우의 연기에 대한 평론가들의 칭찬에 정작 본인은 어리둥절한 모양입니다. 그가 잘 했다기 보다는 감독이 잘 리드 해 줬다는 느낌이던데요.

복잡하고 변함 많은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힘들게 영화를 만든 박 감독이 계속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색다른 영화가 주는 진한 여운이 좋았습니다. 질투, 욕망, 미움, 배신 등 복합적인 감정이 안개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영화가 계절과 참 잘 어울립니다. 추신, 한 번 더 보았습니다.

<한명철의 영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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