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문 본보 편집 주간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지고 삭막해져 가도 함께 나누려는 마음가짐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는 이상 세상은 절망적이지 않다.

그런면에서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친구 한명만 있어도 슬픔은 반으로 줄고 기쁨은 두배로 늘어난다고 설파했는지도 모른다.

생활이 어려울수록 콩 한족도 나눠먹는 마음가짐은 우리들의 삶을 풍족하게 한다. 그래서 사랑은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라고 말하는지도 모른다.

요즈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여파는 비단 개인적인 고통도 제기되고 있지만 소외계층을 보듬고 있는 사회복지시설도 더욱 한파를 체득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사태를 야기시키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지역에 음성군 사회복지협의회에서 운영하는 푸드뱅크를 통해서 사회복지시설과 소외계층의 주민들이 많은 혜택을 보고 있다.

푸드뱅크란 음식의 뜻인 food와 은행이란 뜻의 bank의 합성어로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푸드뱅크로 표기하여 사용하고 있다.

푸드뱅크는 돈이 아닌 푸드(음식)을 매개로 이뤄지는 것이다. 식품기탁자와 수혜자를 연결시켜 주는 복지제도로 푸드뱅크는 개인이나 식품관련업체로부터 먹을수 있는 남은 음식을 기탁받아 활용하는 것이다.

유통기한이 얼마남지 않은 식품류,팔고 남은 조리된 식품류등 먹을수 있는 음식의 폐기에 따른 음식자원의 낭비를 막을수 있다.

우리 음성군은 지난 2003년부터 푸드뱅크를 운영해오고 있으며 음성군 사회복지 협의회를 초창기 이끌어온 임원진들의 자비 출현등으로 푸드뱅크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왔다.

전국을 돌며 음식기탁을 받아 관내 사회복지시설에 배부해 어려움에 처한 사회복지시설 수용자와 이용자들에게 풍족감을 안겨주었다. 이렇게 전국을 돌며 기탁받은 음식을 배부하는 일들이 때로는 밤늦도록 일하기가 일쑤인데다 휴일도 반납해야 하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지난해 음성군 사회복지협의회에서 음성군에 배부한 음식을 돈으로 환산하면 6억8천만원에 이르고 있어 충북에서도 수위를 차지한 업적을 갖고 있다. 어디에서든 음식을 기탁하고자 하면 몸이 고달퍼도 기탁의 고마움을 감사하게 받아 우리지역의 사회복지시설과 소외계층을 위한 배부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

이렇게 움직이다 보니 푸드뱅크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음성군 사회복지협의회에서 운영하는 푸드뱅크 차량은 3대이고 이에 투입하는 인원도 3명에 불과해 이들이 매일같이 감수해야 하는 일의 양은 산너머 산이다.

그렇다고 이들에 대한 처우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 사회복지 시설에 종사하는 이들에 대한 처우가 사회 전반적인 추세에 비춰볼때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사회복지사라고 해서 헌신적인 봉사만 강조하는 시대의 사고방식은 개선해야 한다.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서 상대적인 빈곤감에서 벗어나 일하는 보람과 성취욕구를 통한 최소한의 안정적 기반을 제공해줘야 한다.

우선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이웃간의 음식나눔은 우리민족의 고유한 정서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근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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