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시인

한 시대의 얼굴들이 떠나 가고 있다

빗가락에 젖은 그대 흔들

내리 꽂는 정 끄트머리에서

일제히 머리 숙이고

다가올 어둠 기다리며

살아 생전 일을 쪼고 있는

정 끄트머리에서

난 그대들의 고개 숙인 얼굴을 보네

모진 세파 엉겅퀴같이 살다

오늘은 조용한 어둠으로 와서 장식하고

세상 일이 불협화음으로 흘렀던 일

기억하나

가난한 시대의 부수어진 날개를 고치고 있네

땅의 이름과 하늘의 이름이

맞닿는 작업으로 말일세

<이번주 감상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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