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의 경찰 예산은 '93년(6.2%)이후 감소추세가 지속되어 정부 예산 대비 4.2%로 미국의 6.4%, 일본의 6.5%등 선진국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경찰 예산의 감소는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증상으로 서서히 나타나게 될 것이다.
공직자 중에서도 경찰의 경우는 그 어떤 공무원보다도 「청렴성과 사명감」이 요구되고 더 나아가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인물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다.
경찰관의 비리나 부정부패에 국민들이 특히 예민하게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찰이 갖는 사회적 역할의 중요성을 반증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경찰대개혁 운동에 대하여 경찰관, 일반국민, 여론 주도층을 상대로 한 여론 조사 결과 “경찰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할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1위로 나타난 것이 보수의 현실화와 복지향상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경찰관 보수 현실화에 대한 논의는 경찰관에 국한된 사항이 아닌 우리 사회의 공통된 관심사의 하나로서 다루어야 할 문제인 것이다.
그 이유로는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첫째, 경찰은 공정한 법 집행을 회피하려는 범법자로 금전적유혹을 받을 우려가 다른 공무원에 비해 크다는 점과 무엇보다도 자신이 받는 보수에 대한 프라이드를 고취시킬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필요성은 봉급이 몇만원 인상되었다는 금전적인 만족감보다는 경찰관이 사회로부터 자신들의 직분에 맞는 처우를 받고 있다는 자존심을 심어주어 공복으로서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토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데에 있다.
둘째, 경찰이라는 직업은 비번, 야간이나 공휴일, 명절때라 하더라도 직무로부터 해방되어 자유스럽게 사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특징이 있다.
보수수준을 보면 군필 남자가 경찰 공무원으로 처음 임용돼 받은 월급 본봉은 46만원이다.
비슷한 조건에서 일본은 1백 49만원이고, 미국은 2백 64만원정도이다.
각종 수당 및 활동비가 최근 수년간 동결되어 현실성이 결여되어 특별 방범수당(경감이하 월 7만원)은 10년째 그대로이고, 교통요원수당(월 10만원)도 92년 신설된 이래 계속동결, 외근형사 활동비도 5년간 동결된데다 실제 소요액의 50%수준에 불과하다.
또 2부제 파출소직원의 경우 일반 근로자가 월 192시간을 근무하는데 반해 무려 168시간을 초과하는 360시간과 야간근무도 15일에 달하는데 최대 75시간까지만 인정, 근무한 시간만큼의 시간외 근무수당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
잦은 지방근무에도 불구하고 주거안정에 대한 보조가 미흡하여 관사부족(60.7% 확보)을 자부담으로 해결하고 있다.
주택소유율은 53.7%로 전체공무원의 평균 주택소유율을 64.2%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업무의 위험성, 과중한 스트레스, 공무상 높은 사망률과 건강진단 정상판정율이 40.7%로 공무원중 가장 낮아 건강상태가 극히 열악함을 알수 있다.
그러나 경찰대개혁 100일 작전의 성공적 추진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갖고 경찰대개혁을 생활화, 제도하하면서 이젠 열심히 사명감을 가지고 근무할 분위기가 조성되어 이제는 다양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때인것이다.
셋째, 현대의 범죄는 점점 광역화, 기동화, 조직화, 과학화되고 있는 실정인데 반해 경찰 수사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선량한 국민들은 그대로 범죄에 노출되고 만다.
사회를 망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회내의 공적은 바로 범죄인 것이다.
이러한 범죄와 부정부패 및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사회 손실비용을 감소시키기 위한 투자는 소비성 매몰비용이 아닌 항구나 비행장, 도로 시설과 같은 사회간접 자본과 다름이 없는 생산적인 것이다.
결국 경찰예산에 대한 접근은 단순히 이기주의나 금전적 욕구에 기인한 발상이 아니라 지금같이 매년 감소적이고 비현실적인 예산편성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곧바로 국민생활에 파급된다는 점을 감한하여 정책결정자들은 이를 생산적 투자개념(행정 SOC)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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