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익 시인
아버지는
갈잎 가시나무 참나무로
골방에 군불을 지피고
붉은 숯불을 화로에 가뒀다
우리는 고구마며 감자며 밤을 넣어
지친 허기를 따끈하게 구웠다
아버지의 은근한 온기를 껴안고
서러운 겨울을 밀어냈다
불 꺼진 화로에 부젓가락으로
불씨를 헤집어서 온기를 캐내려다
쓰는 말, 따듯한 온(溫)
사람 몸에 흐르는 핏물 같은 문답
이놈아, 네가 따수워질 차례야
네 새끼들을 둘러앉혀
언 손을 녹이는 게야
이른 새벽 사랑 아궁이 참나무
<이번주 감상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