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러 서울을 가야하나 생각을 했습니다만 다행스럽게 롯데시네마에서 상영한다는 정보를 우연히 듣고 다시 확인한 뒤에야 다음날 두 시간 사십분 동안 영화를 잘 보았습니다. 그러나 지루하지 않게 잘 만든 영화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규율로 유명한 카루지오 수도회에 신청한지 19년 만에 허락을 받아 찍었다는 영화답게 절제의 아름다움과 이미지가 보여 줄 수 있는 장면을 담담하게 수묵화처럼 펼쳐 놓습니다.

독일에서 태어난 필립그로닝 감독은 6개월을 그곳에서 같이 생활하며 모든 것을 혼자서 만들어내 다큐멘터리의 정수를 보여주어 세계영화제의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칭찬을 받은 영화지요.

요즘 가장 첨단의 영화 “아바타”의 반대편 골짜기에 우뚝 서 있는 영화로 보여 집니다.

특히 화려함, 빠른 전개 없이 수도사들의 양모 옷처럼 미색의 편안함이 가득하네요. 마음을 사로잡는 영화입니다.

특히 그들의 절제와 기도 그리고 침묵이 오래 묵은 그림처럼 아련합니다. 해발1300미터의 알프스산 골짜기에 위치해 있으며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농부 같은 모습도 정겹습니다.

마지막 부분에 눈 내린 산골짜기로 올라가 눈썰매를 타며 아이들처럼 즐거워하는 모습은 엄격한 생활에서의 청량제 같이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잊고 지냈던 천천히 사는 느림의 미학, 사물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느낌을 알게 합니다.

변화 없이 반복되는 일상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옵니다. 마음에 밀물처럼 차오르는 따듯함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영화 좋습니다.

<한명철의 영화이야기>

저작권자 © 음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