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영 미 (음성가정폭력상담소 팀장)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얼굴을 아는 사람과의, 눈빛 교환 없이도 쉽게 건넬 수 있는 인사말입니다. 어떠신가요? 지난 한해, 그리고 올 해 봄, 정말 ‘안녕’하시고, 잘 지내셨나요?

2010년 봄, 꽃 샘 추위가 이제 그 끝자락을 휘날리며 차가운 바람과 탁한 먼지로 아쉬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는 음성가정폭력상담소에 있어서도 참으로 뜻 깊은 한해였습니다. 여러 가지 의미들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상담소의 이름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한 것이 하나의 의미를 더 부여하게끔 해줍니다. 이 교육을 진행하면서,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수없이 하였습니다. 타인과의 소통 이전에 나를 바로 알고 이해하며 성찰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 교육이었기 때문입니다. 상담소의 교육프로그램은 교육에 참여한 분들에게 스스로가 ‘나를 사랑하는 방법’, ‘나와 소통하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이해해야 다른 사람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다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의외로 쉽게 합니다. 그 속내를 정확히 몰라도, 할 수 있는 험담을 하고, 나만의 기준을 적용한 평가를 내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나눠버리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나는 어떤 사람인가?’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을 갖기란 생각처럼 수월하지 않습니다.

특히,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피해자들의 경우는 내가 누구인지를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하루하루 옥죄어 오는 고통을 견뎌내다 결국 무력감을 느끼며 좌절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좌절에 대한 폭발적 분노표출로 폭력을 사용하는 사람을 만나 지속적으로 폭력에 시달리다보면, 신체적 손상은 물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등 정신질환에 시달리게 되기도 합니다. 무력감,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하고, 심한 경우엔 자살을 기도하기도 합니다.

혹 당신이 누군가에게 폭력으로 얼룩진 시간으로 굴곡 많고 질곡 심한 삶을 견뎌왔다면, 상처받은 만큼, 아팠던 만큼 자신을 더욱 소중히 생각해주세요. 아껴주세요.

‘나’를 충분히 사랑해주고, 성장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주고, 끝없이 격려하고 응원해 주세요. 그리하여 늘 ‘安寧’하시길 바랍니다.

사람에게 상처받고, 다시 사람으로 인해 거듭나는 것이 결국 삶이고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자신에게 있어 그 처음 ‘사람’은 바로 당신이 되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당신 곁에 음성가정폭력상담소가 함께 하겠습니다.

잊지 마세요.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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