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이 힘써 만들어 냈다는 영화 “이끼”를 보았습니다.

이영애의 “친절한 금자씨”가 연상되는 마지막 장면은 유선을 강감독의 다음영화에 캐스팅 했다는 보증수표처럼 강렬했습니다.

평소 무서운 영화를 잘 안보는 취향을 접고 용감히 영화를 보기로 했지만 두어 번쯤 일어 날 뻔했지요. 그래도 참고 보았으며 감독이 뻐기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다음스토리를 짐작할 수 없다는 것은 영화의 큰 매력인데 이 영화가 그랬습니다. 그만큼 흡인력이 강했습니다.

더러 스토리 연결이 껄끄러운 곳이 약간 있었지만 그 모든 굴욕을 참은 유선이 마지막 승자가 된다는 설정이 훌륭했습니다.

제목과도 잘 어울리고요. 정재영 박해일을 비롯한 연기자들이 감독을 신뢰한 것이 사방에서 묻어났습니다.

한동안 힘을 잃었던 우리영화가 살아날 조짐이 보입니다.

강감독의 색갈이 확실한 영화라는 점에서도 좋았습니다.

서스펜스 드라마를 표방한 목적이 살아 있는 영화 인 것도 그렇습니다.

장맛비가 흠뻑 쏟아지는 날 이라 우울함이 더욱 싱싱하게 살아났고 거의 남자들만 나오는 핸디캡이 있음에도 영화다운 조건들이 편안했습니다.

이미 많이 회자된 기다려온 영화라는 점도 관객들을 영화관으로 모으는데 일조를 했지만 무서운 영화를 피식 피식 웃으며 볼 수 있었던 것도 이 영화의 미덕 이였습니다. 영화 추천합니다.

<한명철의 영화이야기>

저작권자 © 음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