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수 한국아협 음성군협의회장/음성여중 교사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는 제일의 자본은 ‘신용’이라했다. ‘신용’이란 아무리 강조해도 무리는 아닌 듯싶다. 신용이 부족한 사람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신뢰구간도 낮아 상당부분 남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함은 물론, 갑자기 형편이 어려워진다 해도 누구하나 거들떠보질 않으니 말이다.

프랑스 대혁명 때 루이16세의 정부군이 혁명군에 의해 포위를 당하였다. 그 때 목숨을 걸고 끝까지 항전했던 군인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정부군이 아니라 스위스 용병 220명이 끝까지 남아서 루이 16세를 지키다가 전사하였다. 그들은 투항할 수도, 도망칠 수도 있었는데 끝까지 신용을 지키며 책임을 다하며 루이 16세를 위해 싸웠다.

그 때 전사한 스위스 용병 중 한명이 가족에게 남긴 편지에는 이렇게 기록되어있다. “만약 우리가 신용을 잃으면 후손들이 영원히 용병이 될 수 없기에 우리는 죽음으로 프랑스 정부와의 계약을 지키기로 했다” 그래서 지금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모이는 로마 바티칸을 지키는 용병은 스위스의 용병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위스는 조상들의 덕을 보고 사는 나라라고 말을 한다.

믿음이 가는 친구는 언제나 있어야할 자리엔 반드시 나타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엔 왜 하필이면 꼭 있어야할 자리에 오지 못하는 이유가 생기는 것일까? 개인 휴대전화는 어디까지나 본인이 받아야 신용도가 높을 텐데 받기는커녕 전화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응답이 없어서야 믿음이 가겠는가? 또한 모임도 일종의 약속인데, 가급적이면 날짜가 정해진 모임은 시간을 거기다 맞추면 좋겠건만 도대체 얼굴을 볼 수 없으니 그 사람을 신뢰하겠는가?

신용은 갖고 싶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사소한 일에서도 얼마든지 신용을 얻기도 하며 잃기도 한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인생에서 최고의 자산은 타인으로부터 받고 있는 ‘신뢰’라고 생각한다. 흔히 사람들은 누구의 재산이 얼마나 되느냐, 그가 부자이냐 아니냐에 신경을 쓴다. 하지만 나는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예금 잔고가 아니라 사람들로부터 얻은 ‘신뢰의 잔고’ 즉, “신용”이라 생각한다. 이런 신뢰의 계좌는 결코 동나지 않는다. 사업을 해본 사람들은 한두 번씩 겪었겠지만 본의 아니게 나는 잘 하고 있는데도 연쇄 부도가 나기도 한다. 그 와중에 재기에 성공하는 비결은 신용뿐이라고 생각한다.

신뢰가 주는 힘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실현가능한 마력이기 때문이다.

세상살이가 아무리 힘들어도 신용만 있으면 쨍하고 해뜰 날이 반드시 오리니, 검증된 친구는 끝까지 믿고 기다려주며 부족해 보이는 사람은 아낌없는 사랑으로 보듬고, 내 마음속에 미움을 주는 자에겐 용서라는 단어로 대신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신용이란 큰 자본이 형성되어 누구보다도 강한 자가 될 것이 분명하다.

결론적으로 신용으로 무장된 사람들의 특징은 오랜 시간 멀리 떨어져 있어도 늘 곁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며 어쩌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고, 그와 함께라면 능히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이 느껴질 것이요, 그들은 대체로 사적이던 공적이던 맺어진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결코 섣불리 헛맹세하지 않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은 것은 단지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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