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나영 음성가정폭력상담소장

 
 

아이들이 버려지고 있다. 가족과 함께 살지만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가정폭력과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던 엄마는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 이미 집을 나가버렸고 그 이후 아버지와 함께 살던 아이는 매일 술을 먹고 들어와서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를 피하기 위해 집을 나가 밖에서 잠을 자기도 수 차례, 그러다 동네 아는 형들과 어울려 절도를 저지르기도 하고 음주, 흡연, 폭력, 성매매등과 같은 또 다른 사회문제와 연결되기도 한다.

집을 나와 거리를 떠도는 가출 청소년은 실제 10만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연은 가지각색이지만 부모의 이혼과 가출 ,아동학대 문제 등 가정의 문제가 가장 많았고 학교 생활에서는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과 교우나 교사와의 관계에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었다. 인터넷 가출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가출 청소년들이 취객을 상대로 지갑을 뺏고 절도를 일삼고 성범죄까지 저지른 사건도 있었다.

그 심각성은 그래서 단지 한 아이의 개인적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필자가 만난 한 아이는 부모님조차도 경제적 능력과 양육의 어려움을 이유로 아이를 방치하다가 결국 아이는 경찰서과 지역 아동복지기관의 도움으로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졌다.

시설에 가면 부모의 사랑을 받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사회복지사들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게 되면서 아이는 오히려 자신의 집보다는 그곳이 훨씬 마음 편하고 좋다고 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살면서 방치되는 아이는 법적 보호자가 있다는 이유 때문에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한다.방임이 오래 가면 문제행동으로 나타난다. 며칠째 씻지 않는 아이도 있고 집에서 제대로 밥도 먹지 못한 채 방치되기도 한다. 방치된 아이들이 냄새 나는 옷을 며칠씩 입고, 씻지 않으면 친구들에게도 놀림을 받고 학교에서도 왕따를 당하기도 한다.

모 대학 연구팀에서 방임 아동들을 분석한 결과 “방치된 아이는 일반 아동보다 문제행동이 2~3배 더 많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35%에 달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고 발표했다.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부모가 아이에게 제대로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지 않는 등의 가정환경도 무시할 수는 없는 중요한 요인임에 분명하다.

아이들은 불안한 정서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한다. 특별한 병이 없는데도 항상 머리·배가 아프다고 호소하거나 하는 일 없이 피곤하다고 말한다. 사회성 결여 경향을 보이거나 극단적인 공격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원론적인 얘기지만 부모나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이런 아이들을 가정에서 학교에서 혹은 사회에서 문제아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그 원인을 찾아보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만 한다.

가정에서부터 우리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진심으로 아이의 입장에서 부모나 가족들은 이해를 먼저 해야 할 것이며 통제와 단편적인 대응보다는 가정과 학교,사회에서 다양한 노력들을 함께 해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심리정서적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데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된 치료나 교육에서 소외되고 가정이나 사회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돌보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결국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가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유로 가정에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우리 사회가 보듬어 안아야한다.

요즘 부모들은 자식애가 유별나다고 한다. 정말 귀하고 이쁜 내 아이다.

하지만 내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무관심하다. 내 자식이 소중한 만큼 우리들의 아이도 귀한 존재이다. 아이들이 보호받고 건강하게 성장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은 바로 우리 어른들 공동의 연대 책임이며 행복한 사회로 함께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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