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근 시인

언제부터인지도 모를 테지

그렇게 이어 온 바다와의 거친 인연

마음처럼 촘촘히 엮은 그물로

늘 바다를 건져 올리던 아버지들,

 

 

이젠 세월에 잡혀

주름살 박힌 얼굴과

수로 같은 거친 손바닥으로

퉤, 다시 삶을 잡으러 파도를 타고

한시도 쉴 수 없는 고단함을

해 뜨는 동해의 창공으로 날려버린다.

 

 

내 의지대로 목청 놓아 울며

삶의 고단함을 저만치

휙 던져 버리고 싶어도

올망졸망 맑은 눈 마음에 새겨지면

결코 손 놓을 수 없는 아버지의 바다

그 바다!

높게 밀려오는 파도만큼이나

가슴은 짓눌려 왔을 것이다.

 

 

필터 끝을 타 들어가는 담뱃불 속으로

손을 놓을 수 없는

결코 놓을 수 없는 삶으로

아버지의 바다가 그렇게 있었네

해지는 바다 푸른 파도 위로

<이번주 감상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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