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 시인

읍내 싸전 아즈매를

수양성님 삼으시고

절미해서 모은 쌀

풀 속에다 두어 되 쌀 주머니

묻은 다음

 

 

걸빵 매어 놓으시고 누가 볼세라

정지문 살그머니 닫으시던

울 엄니

나는 알지요 그 속마음을

 

 

자식새끼, 월사금 못내 기죽을세라

시집살이하느라고

푼돈 한 닢 못 만지고

애태우던 우리 엄니

 

 

아주 먼 옛날 얘기 같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운 그 시절

내 유년의 울 엄니 모습.

<이번주 감상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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