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이 한창 치열하던 1970년대, 사이공에서는 “전쟁을 중지하라”는 반전 시위가 일고 있었는데 시위를 주도하며 앞장서던 한 스님이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 자살을 감행 했는데 가부좌 자세를 한 상태로 시종일관 온화한 표정으로 웃는 모습으로 생을 마감하는 장면이 비디오 테잎에 담겨있다.
또한 기유, 신유박해 때 ‘천주학 쟁이를 뿌리 뽑겠다’며 예수님을 믿는 수많은 신자들을 붙잡아다 갖은 고문 끝에 목을 베고 졸라 극형에 처했을 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웃으며 처형에 임한 그들의 힘은 과연 어디에서 나왔을까?
성인 한 사람이 한 시간동안 화를 냈을 때 그 독기를 뽑아내면 80명을 죽일 수 있는 분량의 독기가 나온다.
평상시 남의 이빨에 스쳐 상처가 나면 쉽게 아무는데 약이 올라 독이 잔뜩 났을 때는 상처가 잘 아물지를 않는다.
환자들은 절대로 안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환자에게 좋지 않은 말이나 화를 나게 하면 급속도로 발병부위가 악화되거나 목숨을 잃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자체에서 생성된 독이 퍼지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기쁘고 즐거울 때는 엔돌핀이 나와 온몸에 퍼진다.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진통제 성분은 몰핀이라 한다.
기쁘고 즐거울 때 나오는 엔돌핀은 1회 주사분량 몰핀 40배가 나온다고 한다.
위의 사례들을 최근에 과학자들이 과연 어떻게 그 고통을 웃음으로 기쁘게 죽을 수 있었을까? 하고 분석한 결과 “진정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평화를 기원하며 자기의 목숨을 공양한 스님이나 수많은 순교자들 역시 예수님을 위하여 기꺼이 한 목숨 바쳤을 때 그들의 몸에 순간 많은 엔돌핀이 나와 그 엄청난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이지 않았나?”하며 추측들을 했다.
십 오년전 간암으로 돌아가신 필자의 모친은 운명 순간까지 자식들 앞에서 신음소리 한번 내지 않으셨고 소 대변을 어느 자식도 손에 묻히질 않았다.
남들이 물어보면 “아픈 부위를 칼로 찔러대며 고추 가루로 그 부위를 비벼대듯 쓰리고 아프다”고 하시면서도 자식들이 물어보면“괜찮다”며 오히려 우리를 위로 하셨었다.
장례미사 때 오웅진 신부님 말씀이 어머니께서는 병상에 계신동안 “이 통증을 남편과 자식들의 죄를 대신 보속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기꺼이 봉헌하며 자식들 손에 소 대변 묻히지 않게 해 주십사”하는 기도를 많이 하였다는 마지막 고백을 하셨다고 했다.
분신자살한 스님이나 참수당한 수많은 신자들과 같이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신 어머니도 엔돌핀의 도움으로 그 고통을 견디어 내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이글을 읽는 동안 뇌리를 스친다. 조금만 아프거나 귀찮으면 꾀병까지 동원하여 응석아닌 투정으로 아내를 들들 볶는 내 자신을 되돌아보며 우리모두 엔돌핀과 함께 사는 생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 보자.
<수맥이야기>
- 기자명 음성신문
- 입력 2000.07.03 00:00
- 수정 2020.07.1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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