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렬 (前 음성교육장)

 
 

이제 아름다운 추억, 슬픈 기억, 아쉬움, 새로운 희망을 뿌려놓고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오늘이 없는 내일이 없듯이 지난 1년의 다사다난했던 일들이 없다면 다가올 새해의 꿈도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하여 살아가고 있다.

인디언들의 달력에 의하면 11월을 ‘모두 다 사라진 것이 아닌 달’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텅 비어버린 숲 같지만 나목의 나무들이 남아있고, 텅 빈 들판 같지만 벼의 그루터기와 풀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몸을 땅에 바짝 붙이고 생명을 이어가며 내년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돌아보면 아쉽지 않은 시간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아쉬운 시간을 교훈삼아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것에 발목이 잡혀 후회의 시간 언저리를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삶을 살아가는 것이 자기에게 유익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이 아마 사람인가 보다.

교육이 희망이 되고 교육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교사들이 변해야 한다. 교사가 변하지 않고서는 아이들에게 변화를 요구할 수도 아이들의 변화를 기대할 수도 그 누구도 변화시킬 수 없다.

아이들을 춤추게 하려면 교사가 먼저 춤을 추어야 하고, 아이들에게 노래를 부르게 하자면 교사가 먼저 노래를 불러야 하며, 잠들어 있는 아이들의 영혼을 흔들어 깨우자면 먼저 교사의 영혼이 일깨워져야 한다.

아이들의 가슴속에 정열의 불덩어리를 집어넣자면 교사의 정열이 불타고 있어야 한다.

청학동 훈장의 저서에 “말로 가르치니 반항하고, 몸으로 가르치니 따르 네”라는 가르침처럼 스승은 언제나 모범적인 행동으로 솔선수범 해야만 제자들이 배우고 따르게 될 것이다.

아무리 좋은 말로 가르치려 한들 스승의 말과 행동이 일치되지 않는다면 효과가 없을 것이다.

모두 다 사라진 쓸쓸한 11월의 끝자락에 서서 황금물결 출렁이던 텅 빈 들판과 길가의 앙상한 나목들을 바라보노라니, 자연의 무상함과 공허한 마음을 달랠 길 없다.

가을에 거두어들일 것이 많기 위해서는 이른 봄 씨앗을 뿌리고 봄과 여름 쉼 없이 땀흘려 일하며 곡식이 병에 걸리지 않고 잘 자라는지 늘 보살핀다.

농부들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 그대로 결실이 되어 나타난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관자는 하나를 심어서 하나를 얻는 것이 벼이고, 하나를 심어서 열을 얻는 것이 나무이고, 하나를 심어서 백을 얻는 것이 사람(교육)이라고 했으며, 1년을 생각하면 벼를 심고, 10년을 생각하면 나무를 심고, 백년을 생각하면 사람(교육)을 심는다고 했다.

가을에 곡식을 수확하는 기쁨은 잠깐이요. 교육의 수확은 영원한 것이다.

이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떠나보내며 교육가족 모두가 행복한 충북교육을 꿈꾸며, 충북교육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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