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생각하며

박종대 시인
박종대 시인

며칠 전 신문에 음성군민들이 진천군과 통합하기를 원하는 군민이 60%가 넘는다는 기사를 읽었다. 음성군민들은 통합을 갈구하고, 진천군민들은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것으로 보도 되었다.

음성군민들은 무엇 때문에 진천군과 통합을 원하는가? 무엇이 그토록 원하도록 만들었는가. 진정으로 바라고 있는 것인지, 이에 대하여 반대하는 의견은 진짜로 없는 것인지, 군민들에게 묻고 싶다.

음성군민들은 무엇이 부족하여 진천군민들이 바라지 않는데도 진천과 통합할려고 하는 것인지 가슴 속에서 치미는 울화통을 토해 보고자 한다.

자고이래로 음성은 유학의 고을이었다. 임금 앞에 도끼를 들고 가서 상소문을 올릴 정도로, 의가 살아있던 고을이었다. 이러한 의기와 문명이 대대로 이어져 오늘날 음성에는 다른 지역에 비하여 문학인이 많아 문향(文鄕)의 고장이라 불리는 것도 이에 연유한다고 본다. 세태의 변화에 따라 어려운 시기를 당하여 자기 생업에 열중하다보니 시시콜콜 참견할 겨를 없이 살기에 여념이 없었다. 바보시인이 본 바보세상에는 양보와 미덕의 세상에서 바보스레 사느냐고 욕하고 덤비지 못한 채 그냥 지낼 뿐이다. 그러나 세상 돌아가는 꼴이 아니꼽고 일방통행 한다면 뉘라서 모르는체 하리오.

성급하게 일을 도모하려다가 그릇되게 만드는 실수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음성골에 천여개가 넘는 공장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으랴. 음성에서 유엔대통령이 탄생하리라 누가 감히 알았겠는가. 조선시대로 보면, 유성원 같은 사육신이 태어나고, 백두산 돌을 갈아 없앤다는 웅대한 포부를 지녔던 풍운아 남이장군이 태어나고, 육전충무공 이수일장군, 그 아들 무부정승 이완대장이 태어나고, 효종에게 병법을 가르친 채득기 같은 스승과 영조사부 이세환(李世瑍) 같은 스승이 태어났던 이 땅에 수많은 이름있는 사람들의 숨결이 서려 있던 곳이다. 조선초 대문장가 양촌선생 권근의 고향이기도 한 음성골은 정녕 음(陰)이 깃들고 서린곳이다. 그래서 무한한 잠재력을 가져 음성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 필요가 있다.

만약에 진천과 통합한다면 오늘날 음성읍 소이면 원남면은 변방의 위치에서 허덕이며 간질나게 얻어먹는 꼴로 전략할 수도 있다. 진천이 아닌 괴산과 통합한다고 가정한다면 충북의 허리를 차지하게 되어 오히려 변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의 음성 위치에서 군민과 더불어 갈고 닦는다면 인구증가 대책과, 군민의 향상된 삶을 위한 대책을 강구한다면 점진적으로 군세가 커지고, 시로 승격할 수 있는 잠재력이 풍부하게 내포되어 있음을 모르는 듯 하다. 성급하게 떡을 먹으려면 체하고 만다. 집안 살림은 한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끼리 협력하여 극복할 수 있듯이, 남이 내 살림을 살펴주지 못하고 혹 가져 갈 것이 있는가 염탐하여 자기 것으로 만들려할 것이다. 금왕 대소 삼성 같은 비산비야는 그대로, 그 외 산악지대는 산악 그대로 사용의 가치가 합당한 것이 있거늘 생각의 차이에서 성공과 실패가 존재한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시군을 통폐합해야 한다면 장단점을 이해하기 쉽게 군민들에게 알려서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좋다는 의견을 수렴하여 추호도 과오를 범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나온 역사는 우리가 거울삼아야할 교본이다. 음성을 잉근내라 이름했을때 괴산도 잉근내라 하였다는 역사를 아는가? 떨어졌으나 하나라는 공동의 뜻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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