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시인

돌에도 뿌리가 있다

길을 가다가 걸렸을 때

맥없이 주저앉을 때

 

어깨로부터 내려온 신경이

마지막 머무르던 정거장에서

굳은살로 걸린 피돌기 지나

 

온몸이 쪼개져도

말 한마디 못해 본 아픔에

걷어채며 들이박힐 때

 

발가락으로 삐져나온 모퉁이

소멸된 배후를 찾아

파고드는 안간힘

꿈의 반경, 그 너머

돌아가는 발자국 소리

(이번주 감상 詩)

저작권자 © 음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