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득 시인

 

강이 마르고 호수의 바닥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농부의 마음도 무엇이 다를까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금싸라기 같은 땅

농작물이 타들어가고

논에는 모내기를 그저 못하다니

이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인가

한 평생 흙에서 배운 철학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소박하게

살아가는 농민들 그것이 무슨 죄인가

농민들의 가슴 안을 이리도 태운단 말인가

집나간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의 심정으로

비를 기다리건만

비는 오지 않고 번개를 동반한 청둥소리만

후다닥쿵쿵

타는 대지를 흠뻑 적셔주는

농부의 선한 마음을

주룩주룩 내려줬으면

<이번주 감상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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