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정 시인

아주 화창한

봄날이었어

밖으로 뛰쳐나갔지

 

 

맑은 공기 마시며

독길을 걷고 있었지

이슬에 젖은 풀잎을 밟고

미끄러져 넘어졌지

 

 

누가 볼까 부끄러워

번개같이 일어서려는데

아주 작은 꽃 한 송이 웃고 있네

경거망동하지 말라

일러주었지

환갑이 된 나이가 부끄러워

주저앉아 반성문 열두 개를 썼지

철없는 행동 그만 하자

조용히 살자 희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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