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현 음성군지역아동센터협의회장

주말마다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본기술, 전술도 가르치고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경기도 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열심히 참여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스럽다.

요즘은 부모들의 열의도 뜨겁다. 청주에서 월 2회 정도 열리는 대한축구협회 클럽 주말리그 경기에 출전해 보면, 경기장 주변에 주차할 곳도 없을 정도로 많은 부모님들이 나와서 응원을 한다.

한 번은 경기가 진행 중인데, 아버님 한 분이 경기장에 들어오셔서 감독에게 소리를 지르며 항의한다. 왜 내 아들은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느냐는 것이다. 자체 프로그램에서는 모든 아이들이 경기에 참여할 수 있으나, 공식 경기에는 팀을 대표하는 아이들만이 경기에 참여한다.

그 아이는 축구프로그램에 참여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실력도 아직 경기에 참여할 정도가 아니라고 설명해 보지만 화를 내며 이제는 축구를 그만 시키겠다고 아이의 손을 잡고 경기장을 나가 버렸다.

핵가족화 되어가면서 가정마다 한 두 명씩인 아이들과 그 아이들에 대한 부모들의 애착과 관심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지만, 마음이 아팠다.

최근에는 이웃의 부모들이 함께 모여서 서로 역할을 분담하며 자녀들의 돌봄과 교육을 함께하는 형태의 공부방이나 어린이집들이 도시 아파트지역에서부터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내 아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반만이라도 이웃의 아이에게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한 방송국의 취재 프로그램에서 인터뷰를 하는데, 그 공부방에 참여하는 어머니가 우리 아이들이라는 말을 하는데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 아이들이다. 함께 관심을 갖고 키워야 할 우리 아이들인 것이다.

우리 축구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부모님들 가운데는 주말마다 빠지지 않고 나와서 함께 아이들을 위해 수고하는 이들이 있다.

저학년 아이들의 신발 끈도 매주고, 운동기구들도 준비해 주고, 간식도 챙겨주고. 때론 아이들과 경기 파트너로 시합을 해 주기도 한다. 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들의 의미를 아시는 참 고마운 분들이다.

우리 고장 음성에도 우리 아이들을 함께 잘 키우기 위한 모임들이 생겨나고 있다. 매주 모여서 아이들에게 유익한 도서들을 찾아 읽어보고, 소개해 주고, 어린이집 등을 찾아 동화를 읽어주고, 동화를 소재로 한 동극을 준비해서 공연해 주는 어린이도서연구회 같은 모임들이다. 이런 모임들이 더욱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핵가족화 시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웃의 아이들을 ‘우리 아이’라 불러주고 품어줄 수 있는 부모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저작권자 © 음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