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효석의 건강이야기

일상생활에서 의학적으로 근거 없는 상식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된 진실인양 포장되어 전해지고 있는 것이 있다. 우리는 간혹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라는 속담을 쓰곤 한다. 이 뜻은“미숙한 사람이 괜히 설치다가 오히려 일을 그르쳐 놓는다.”는 말로 미신으로 잘못 전해져 온 건강에 대한 상식을 진실인양 받아들여 한국인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대표적인 내용을“코메디닷컴”에서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살펴보았다.

첫째“한국인은 하루 세 끼 김치를 먹기 때문에 식이섬유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식이섬유는 물에 녹는 수용성과 녹지 않는 불용성이 있는데 김치에는 불용성이 많다. 따라서 김치 100g에는 3g의 식이섬유가 있어 성인 하루 권장량 25~30g에는 턱없이 모자라므로 잡곡밥에 해조류나 버섯류를 듬뿍 넣어 먹어야 섬유질 부족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문을 닫고 선풍기를 틀어 놓은 채 잠을 자면 질식사 할 수 있다”는 말인데, 이 말은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대표적인 괴담이다. 대부분의 의학자들은 선풍기 때문에 질식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방에서 선풍기를 틀어 놓는다고 산소가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바람이 호흡을 방해하는 탓이라면 승용차나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숨지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고는 아직까지 없었다. 그리고 저체온증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미국내과학회지’에 소개된 논문에 따르면 더운 방에서 선풍기를 켜놓으면 피부의 수분이 증발해 잠시 체온이 내려가지만, 선풍기 모터의 열로 인해 방의 온도와 체온이 다시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적으로는 알코올 중독이나 심장병, 뇌중풍 등으로 사망했는데 그 때 우연히 선풍기가 켜져 있었다는 설명이 더 타당하다”는 것이 의학자들의 견해이다.

셋째 “암은 체질 탓이므로 담배나 술과는 관계가 적다”는 것이다. 암은 유전과 환경의 복합적 요인 때문에 생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유전적으로 취약해도 건강에 좋은 생활습관을 지키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 반면 술과 담배에는 장사가 없다. 폭음과 담배에도 불구하고 암에 걸리지 않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모두가 그런 체질일 확률은 낮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이런“유전적으로 강한 사람들”도 암에 걸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넷째 “성격은 혈액형에 따라 다르다”이 말은 일본에서 유래한 미신으로 사람의 혈액형을 구분하는 구분법이 ABO형 외에 MNSs형, Lewis형, Duffy형, Kidd형 등 20 여 가지이고 이에 따른 혈액형은 500가지나 된다고 한다. 개, 소, 돼지, 양과 같은 동물도 혈액형이 있는데 개는 13가지이다. 만약 사람이 혈액형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면 개는 성격이 13가지라는 셈인데 이는“어불성설”이다. 혈액형 심리학에서 말하는 A형의 소심함, B형의 이기적 성향, O형의 고집, AB형의 예측 불가성은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성격 특성의 일부이다. 그런데 이를 자신의 성격으로 묘사하면 사람들은‘아하’하고 믿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성격특성을 자기만의 성격이라고 생각하는 심리적 경향을 “바넘 효과(Barnum Effect)” 또는 “포러 효과(forer Effect) 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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