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신문 명예기자 이화영

음성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한 소년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성실했고 남을 배려 할 줄 알았다.
그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모든 과목에 두각을 나타냈고 특히 영어를 잘했다.
1962년 미국 정부가 주최한 대한민국 고등학생 전국영어웅변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해 미국여행기회를 갖는다.
그곳에서 존 F. 케네디(1917~1963) 대통령을 접견한 이 고등학생은 가슴속에 원대한 꿈을 담는다.
그는 1970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그가 원하는 외교관이 된다.
이 외교관은 지난 2007년 세계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8번째 유엔 사무총장에 오른다.
그가 바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다.
음성군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4박 6일 일정으로 송인헌 부군수를 비롯해 관내 초·중·고생 14명과 극동대 학생 3명 등 20명이 반 총장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이들이 유엔 본부를 방문한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간), 반 총장의 부인인 유순택 여사도 자리에 참석해 음성 방문단을 반겼다.
반 총장은 이 자리에서 후배들에게 "음성과 대한민국을 벗어나서 세계인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인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더 넓은 가슴으로 세상을 보라"고 주문했다.
반 총장은 또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는 음성군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고향 주민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어 "고향 후배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뉴욕 행 비행기에서 뛰었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반 총장은 영국 런던 올림픽의 성화 봉송 주자로 참가한 뒤 고향 후배들을 만나기 위해 곧바로 뉴욕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반 총장을 예방했던 한 학생은 “이런 기회를 많이 만들어 여러 학생들에게 꿈을 더 크게 키울 수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며 “이번 여행이 나의 인생에 있어서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게 된 계기가 됐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모든 분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학생은 “총장님의 겸손하고 자만하지 않는 모습에서 왜 많은 사람들이 롤 모델로 삼는지 깊이 느낄 수 있었다.”며 “총장님을 만나고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를 바라보며 꿈을 키워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 다른 학생은 “총장님은 세계는 전쟁 중이고 굶주린 나라가 많다고 알려주셨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나의 꿈도 좀 더 크게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넓은 세상을 보여준 반 총장님과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과 음성 방문단의 만남은 지난 2011년 4월 이필용 군수 일행이 첫 방문했을 당시 “사무총장으로 재임할 경우 2016년까지 해마다 고향 후배들을 만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를 지킨 셈이다.
반 총장은 한 달 출장 거리가 지구 한 바퀴를 돌 정도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커피와 쿠키로 생일상을 받을 정도로 바쁘게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반 총장은 고향 후배들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이날 하루만도 20여 차례의 회의와 면담이 잡혀 있었지만 30분이 넘는 시간을 할애하며 고향 후배들을 만나 것은 이에 대한 방증이다.
음성 방문단의 반 총장 예방을 다른 자치단체에서 몹시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인근 자치단체에서 음성군과 같은 방문을 시도했지만 상사되지 못했다는 말도 들린다.
“반 총장님 고향이 음성이 아니었다면 과연 우리지역 학생들이 그를 만날 수나 있었겠냐?”는 말에 공감하는 건 나만이 아닐 것이다.
음성군의 반기문 총장 예방 시책은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앞서 밝힌 학생들의 소감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지금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 하면 꿈을 이룬다” 반 총장 어록 중 하나다.
반 총장이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을 만나 꿈을 키운 것처럼, 우리지역 학생들도 가슴속에 희망의 불씨를 담았다면 ‘제2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탄생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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