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책이‘빛’입니다.」 「길이 되기도 합니다. 빛이 되기도 합니다.」
몇 년 전 교장으로 재직할 때, 학교 현관 알림판의 포스터에 있는 글귀이다. 금년은‘독서의 해’이고, 9월은‘독서의 달’이다.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이제 책을 가까이 하는 계절이다.
‘불황이 깊어지면 미국에서는 영화관이 들끓고, 일본에서는 서점이 북적댄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소주·삼겹살집이 시끄러워진다.
비록 우스갯소리겠지만, 그만큼 한국인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 나라의 과거를 알려면 박물관에 가보고, 그 나라의 현재를 알려면 시장, 미래를 알려면 도서관에 가보라’는 말도 있다.
도서관에 늘 젊은이들이 붐비면 그 나라는 희망이 있고, 그렇지 않으면 그 나라의 미래는 암울하다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책이 없는 삶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책은 인류가 지상에 남긴 소중한 보물이다. 책은 수천년의 역사 속에 살다간 사람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내가 만나보지 않은 사람들의 삶을 만나고,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가슴 뛰고 신나는 일인가? 
나는 학창 시절, 한 때는 허기를 메우듯 책을 읽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책을 읽는 나의 사랑은 대학 졸업과 함께 강물처럼 흘러가 버렸다.
사회에 발을 디디면서 내 몸에 키워진 게으름은 내 손에 책을 귀하게 했다. 이제는 내 감동의 샘이 말라버린 것이다.
간혹 손에 잡는 책은 기껏 속살처럼 감춰진 이야기 거리나 찾아다니는 모습이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다시 젊은 날 문학전집을 읽으면서 새벽녘까지 지칠 줄 모르던 시간을 갖고 싶다.
서구문학이 내 이성을 할퀴고 갔지만, 아무 의미도 모르면서 자존심을 내세워 책을 읽으려 했던 열정이 다시 그립다.
시를 읽으면서 가슴을 정갈한 시혼으로 닦던 지난날이 그립다.
오늘날 우리 아이들은 TV나 전자오락, 인터넷의 영상 속에서 직감적인 인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독서를 통하여 아이들에게 깊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지 않으면 안 된다.
메안즈는“올바른 독서는 인체에 비타민을 풍부하게 해주는 것과 같다.”고 하였고, 오스본은“창의력은 독서에 의해 성장한다.”고 했다.
세계적인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빌 게이츠는“오늘날 나를 있게 한 것은 바로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고 말했다.
소크라테스는“이 세상에서 고생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나, 남이 고생해 이룩한 것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독서”라고 했다.
책을 가까이 두면 마음속에 푸른 숲을 두고 있는 것과 같다. 책은 우리의 마음을 정화하고 지혜를 저장하여 에너지를 제공해 준다.
비슬리르는“책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만날 수 있는 스승”이라고 하였다. 책은 말없이 따라오는 인생의 반려자이다.
사람끼리의 반려에는 때로 기쁨과 눈물과 흥분이 있다. 그러나 책은 말없이 우리의 앞길을 꿈과 희망으로 인도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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