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숙

거리의 은행나무
굳이 흔들지 않아도
현기증 나는 길바닥 사연
우수수 털어 놓습니다

뒤따라 붙은 먼지와 소음
줄행랑을 칩니다
도시의 하구까지 밀려 난 햇살처럼
어제의 뜨겁고 단단한 시간을 수거해 갑니다

이맘때면 지나온 길들이 잘 보입니다
제 속에 갇혔다가
어느 순간 훤히 보이듯
가을은 그렇게 왔었고
그렇게 가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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