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초등학교 교감 반영섭

 
 

이번 한글날은 526돌을 맞는다.
조선의 제 4대 임금인 세종대왕이 1446년 10월 9일에 훈민정음(한글)을 반포하셨다. 한글날은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종대왕의 위업을 기리는 날이다. 인류문명은 말을 적는 문자를 통해서 발전한다.
인류문명은 글자를 사용하는 민족들의 힘으로 창조되고 발전해 왔다.
지구촌에는 242개의 국가가 존재하지만 '자기나라 글'을 가지고 있는 국가는 몇이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하시어 오늘날 우리가 편리하게 쓰는 한글이 되었다.
길거리의 간판은 여기가 외국인지 한국인지 구별이 안가고, 각종 상품명, 자동차이름, 아파트이름, 심지어 사람이름까지 외국어로 짓는 실정이며,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식자들의 말과 글에 오히려 더 많은 외국어가 남용된다는 사실이다. 외국어를 많이 쓰면 유식하고 우리말만 쓰면 무식하다는 건가? 더군다나 얼굴 없는 그림자로 지칭되는 인터넷 상에서는 이상야릇한 신조어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는 받침 없는 말이 서슴없이 유행한다. 요즘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치는 게 아니라, 하루라도 채팅을 하지 않으면 문맹이 될 판이다.
키득키득 웃는 모습을 `ㅋㄷㅋㄷ'으로 변형을 하니 한글을 읽는데 통역이 필요할 정도다. 인터넷 문화가 발달되기 시작하면서부터 한글파괴는 갈수록 태산이다.
‘멘붕’(멘탈 붕괴)처럼 청소년층들이 인터넷상에서 한글축약형비속어를 남발해 만들어낸 정체불명의 신조어들이 판을 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한글과 이상한 문자들을 혼용한 속칭 ‘외계어’들이 급속히 퍼지면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요즘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말 중에 ‘열폭(열등감의 폭팔)’같은 단어가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흔히 쓰는 말인데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다. 인터넷 언어가 한글파괴 수준이 매우 심각한 지경이다. 도저히 해독할 수 없는 인터넷 용어들은 우리 한글사용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거기다가 설상가상으로 청소년들이 입만 뻥긋하면 욕말을 내뱉는다.
존○, 씨○ 등 듣기 민망한 욕말을 즐겨 사용한다. 반면에 2008년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공용 문자로 받아들였고, 요즈음 한류 열풍을 타고 일본, 중국 여성들이 한글 배우기에 열중이라고 한다.
이런 현상들은 주객이 전도된 일이 아닌가? 생극면의 ‘한충자’할머니(77)는 문맹인 것이 한이 되어 ‘한글교실’에서 한글을 배웠다. 72세에 ㄱ, ㄴ을 공부하고, 75세에 시짓기를 배워 77세 희수를 맞아 '봄꽃은 희망이고 가을꽃은 행복이다.'는 시집을 펴낸 것이다. 지난 시월 초 방콕에서 열린 제2회 ‘세계문자올림픽’에서 한글이 금메달을 받았다고 한다.
한글은 고도의 과학성과 체계성 때문에 컴퓨터 사용에도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한글은 문자중의 문자요, 가장 탁월한 한국문화의 상징이다. 그리고 인류의 역사상 가장 자랑스러운 창조물이며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다. 이제 우리는  더욱더 한글날의 깊은 의미를 되새겨 보고 영원히 한글을 사랑하며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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