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청주고 교장 칼럼니스트 김재영

50년대 전쟁 후의 어려움 속에 조반석죽으로 하루에 세끼를 해결하기도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이웃 간에 정(情)을 나누며 오순도순 살아왔다.

경제 개발을 거치며 산업 구조의 변화 속에 핵가족으로 가족제도가 변하고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배금주의(拜金主義)와 이기주의가 팽배한 가운데 이웃 간에 대화가 단절된 채 인정이 메마른 사회가 되었다.

우리의 선인(先人)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수분지족(守分知足)하며 살아왔다.

채근담(菜根譚)에 “마음에 욕심이 일면 차가운 연못에 물결이 끓는 듯하여 자연에 묻혀 살아도 그 고요함을 보지 못한다”고 했고, 허기중자 양생혹서(虛其中者 凉生酷暑), “마음이 비어 있는 사람은 무더위 속에서도 서늘한 기운이 생겨”시장 한복판에 살아도 시끄러움을 모른다고 했다.

불교에서 이르는 팔고(八苦)에 구부득고(求不得苦)라 함은, “얻고자 하나 얻지 못하는데서 생기는 괴로움을 이르고 있다. 논어(論語)에도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고 하여 과욕(過慾)을 경계하고 있다. 사노라면 우리는 주위에서 많은 유혹을 받는다.

때로는 돈의 유혹을 받기도 하고 이성으로부터의 유혹을 받기도 한다.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자승자강(自勝者强), ”스스로를 이기는 것이 강한 것“이라고 했고, 유교에서는 소위(素位), ”분수를 지키며 살기“를 권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힘들고 어려운 일을 이겨내고 생활하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노작교육(勞作敎育)이 필요하고 오늘의 오염된 사회환경 속에서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극기(克己) 훈련이 필요하다.

50년대에 시골에서 학교를 다닌 청소년들은 보통 8km가 넘는 비포장 도로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걷거나 뛰면서 학교를 다녀 온실에서 화초처럼 부모의 과잉보호 속에 살아가고 있는 오늘의 청소년들보다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겨울이면 12km를 가방을 어깨에 메고 뜀박질하며 집으로 달려가던 중학교 시절의 친구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후한서(後漢書)에 대장부당웅비(大丈夫當雄飛)라고 했다 지난 2003년 청주고에 재직하던 시절 교정에 “웅지(雄志)를 품고 비상(飛上)하자”는 뜻에서 웅비(雄飛)石을 세웠다.

외손녀가 유치원 다닐 때, 함께 자가용을 타고 가며 “나는 꿈이 있어요, 그리고 할 수 있어요”라는 말을 들려주며, 꿈을 심어 주는 대화를 하곤했다.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플랭클린의 ”언제나 가슴에 태양을 품고 살자“는 말과 같이 입지(立志)교육에 힘쓰고 한탕주의에 물들지 않고, 꿈을 갖고  어려움과 유혹을 이겨내며 평범 속에 성실하게  하루하루 꿈을 키워가는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다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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