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고 교장, 칼럼니스트 김재영

 18대 대선을 마치고 한 해를 보내며 세모를 맞는다. 설날을 앞두고 고향을 찾는 인파, 불야성을 이룬 고속도로의 풍경이 떠오른다. 그 옛날 시골에서는 정월 보름이 되면 둥근달이 떠오르는 달을 동산에 올라 맞으며 소망이 이루어지길 빌며 한 해가 시작되었다. 결혼하면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백년해로 맹세하며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오순도순 살아왔는데, 오늘 우리의 주변에서는 결혼 이혼으로 시작해서 황혼 이혼까지 이어지는 이혼의 풍속도는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결손 가정의 증가로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가족간의 갈등에서 시작해서 집단간의 갈등으로 이어지는 갈등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접하게 된다.
 이제 18대 대선이 끝나고 새 정부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그 동안 선거과정에서 쌓였던 갈등을 깨끗이 씻어내고  우리 모두 하나 되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그 동안 부부간의 갈등과 고부간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은 가정 파탄의 주범으로 등장했고, 이익집단간의 갈등과 정치 집단간의 갈등은 사회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살기 좋은 가정, 살맛나는 사회가 될 수 있을까? 갈등의 해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서로의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내는 남편의 입장에 서보고, 남편은 아내의 입장에 서 볼 때 갈등은 해소되고 화기애애한 가정이 되리라.
논어(論語)에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말라”고 했다. 어느날 자공(子貢)이 스승인 공자(孔子)에게 평생을 살아가는데 필요 신조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무엇이겠는가? 묻자, “서(恕),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남에게도 시키지 말라”고 했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 것이 “서(恕)”라고 했다.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 미워하거나 갈등 속에 생활하는 것보다 불행한 일은 없다 불교에서 말하는 팔고(八苦)에 원증회고(怨憎會苦), “원망하고 증오하면서 함께 하는 고통”이라고 했다.
계사년 새 아침을 맞으며 우리는 갈등과 불신을 떨쳐 버리고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보고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말며” 더불어 살아가며 베푸는 마음가짐 속에 생활해 보자. 그러면 가정에서 웃음이 새어 나오고 사회도 밝아지며 살 맛 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말보다 실천이 앞서야 한다. 밝고 즐거운 세상 만들기에 앞장 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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